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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아메리칸 DNA 꿈틀거리는 트래버스…"달릴 맛 난다"

2019-09-07 09:07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늘며 대형SUV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중 독보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것은 국산차 팰리세이드이고 뒤를 이어 모하비와 G4렉스턴이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수입차량 중에서는 익스프롤러와 파일럿이 고정팬 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시장에서 한국지엠이 미국정통 SUV 쉐보레 트래버스를 국내시장에 출시했다. 

트래버스는 한국지엠에게 새로운 신차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한동안 부진한 실적을 만회할 수 있는 중요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그간 모델 노후화에도 신차가 없어 새로운 전략을 짜지 못했던 한국지엠이 새바람을 일으킬 트래버스로 기사회생에 나설전망이다. 

한국지엠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사진=미디어펜


한국지엠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사진=한국지엠



국내 출시되는 대형SUV중 가장 큰 사이즈를 자랑하는 트래버스를 지난 3일 서울 잠실에서 강원도 양양 중광정해수욕장까지의 코스에서 직접 경험해 봤다. 이 밖에도 오프로드 구간을 품은 양양의 한 휴양림에서도 트래버스의 진가를 경험해 봤다. 총 거리는 약 250km가량이었다. 

이른 아침에 출발해 정오가 지나서야 도착했다. 오랜 시간을 차에서 보냈지만 불편함이 없었다. 운전중에는 특별한 스트레스 없이 달려나가는 느낌도 유쾌했고 뒷좌석의 넓은 공간은 안락했다. 

차량 안에 있으면 흐린 날씨와 굽이치는 오프로드도 탑승자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차량을 탑승하기 전에 주차장에서 만난 트래버스는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눈길을 끌어 당겼다. 같은 쉐보레 차량들에 존재하는 큼지막한 쉐보레 마크는 확실한 소속감을 준다. 

큰 덩치에 복잡한 선이 가미되지 않은 투박하고 담백한 모습으로 완성된 외관은 미국차라는 확실한 정체성을 띈다. 

그러면서도 지금껏 봤던 모델들에 비해 단연 우람했다. 7인승인 이 차는 미국에서는 중형(미드사이즈)SUV로 분류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가장 큰 체급의 대형SUV다. 전장 5200mm, 전폭 2000mm, 전고 1785mm, 축거(휠베이스)는 3073mm의 체격 스펙을 갖췄다.

국산차중 이 차급은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유일하다. 그런데 이보다도 더 크다. 전장은 220mm, 전폭은 25mm, 전고는 35mm, 축거는 173mm 더 길다. 국산차 중에 꼽으라면 9~11인승 승합차로 분류되는 기아자동차 '카니발'과 오히려 크기가 비슷해 보였다.

양양으로 출발중간 기착지까지 트래버스를 운전해 봤다. 차량의 크기와 무게를 생각하면 답답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출발과 함께 날려버렸다. 

트래버스는 3.6ℓ 6기통(V6) 직분사 가솔린 엔진이 장착됐다. 6800rpm(분당회전수)에서 최고출력 314마력, 2800rpm에서 최대토크 36.8 kg·m의 힘을 발휘하는 심장이다. 

여기에 GM의 '하이드라매틱((Hydra-Matic)' 9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렸다. 정말 밟는 만큼 속도계가 치솟았다. 차 무게만 2톤을 넘는 만큼(2090kg) 급가속은 살짝 더딘가 싶었지만 힘이 부친 기색은 한 순간도 느끼지 못했다.

한국지엠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사진=한국지엠


한국지엠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를 소개하는 배우 정우성 /사진=미디어펜



서스펜션의 세팅은 부드럽게 된 듯하지만 그렇다고 코너에서 불안한 느낌이 없다. 부르더우면서도 잘 잡아주는 하체 세팅이 있어 어떤 상황에서도 차량과 외부공간을 분리시켜주는 듯했다. 

중간 기착지에 도착해 뒷좌석에 올랐다. 2열에 독립형으로 두 좌석이, 3열에 3명이 앉을 수 있는 벤치형 좌석이 있는데 얼핏 봐도 공간이 넉넉했다. 1열과 2열을 가장 끝까지 뒤로 미는 경우가 아니라면 3열에도 성인 남성 2~3명이 앉는 데 무리가 없어보였다.

2열 앞, 1열 좌석 중앙수납공간 뒤쪽에는 220V 전원을 연결할 수 있는 콘센트와 USB 포트가 마련돼 있었다. 이동 중임에도 노트북을 열어 작업하는데 배터리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여러모로 요긴하겠다 싶었다.

운전을 맡은 동승기자는 이동 중 급가속과 급제동 을 반복하며 주행성능을 테스트했다. 하지만 30분 넘게 노트북 화면을 주시하면서도 눈에 큰 피로를 느끼지 않고 업무를 마칠 수 있었다. 꽤 거칠 거라 여겼던 승차감이 의외로 부드럽다고 느낀 대목이다.

1차목적지인 양양 중광정해수욕장에 도착한 뒤 오프로드 구간을 주행할 때는 힘과 편안함을 동시에 체감했다. 휴양림 입구까지 경사가 가파르고 굽이가 큰 도로를 달릴 때는 속도를 별로 떨어뜨리지 않았음에도 좌우 쏠림이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다.

노면 굴곡이 심한 흙길에서는 '오프로드 모드'로 주행해 봤다. 저단으로 변속기가 낮춰지면서 엔진음이 커졌다. 차체가 흔들리는 길인데도 미끌리거나 조향이 어렵지 않는게 땅을 움켜쥔 듯한 느낌이었다.

이 차의 주행방식은 변속기 뒤쪽의 '스위처블 AWD(Switchable AWD)' 다이얼을 돌려 주행 중에도 수시로 쉽게 바꿀 수 있었다. 일반도로에서 연비를 높이려면 FWD(전륜구동) 모드, 안정적인 주행을 원하면 AWD(사륜구동)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오프로드뿐 아니라 토우홀(견인·운반) 모드도 따로 있다.

한국지엠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카허카젬 사장과 배우 정우성 /사진=미디어펜


한국지엠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사진=한국지엠



내장은 간결한 편이었다. 화려함보다는 실속을 택한 결과겠지만, 다소 투박하다는 느낌도 없지않았다. 전면 중앙의 8인치 모니터는 직관적 다루기도 수월했고, 터치감도 괜찮았다. 공조장치나 내비게이션, AV(오디오·비디오)를 모두 이를 통해 쉽게 조작할 수 있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카메라로 후방을 비추는 디스플레이 룸미러(실내후사경)다. 차내 2~3열에 사람이나 짐이 가득 들어챠 있어도 차 바로 뒤 상황을 막힘없이 볼 수 있어 유용했다. 거울로도 쓸 수 있는데 디스플레이 화면이 악천후에도 더 또렷하게 보였다.

주행중 아쉬웠던 건 요즘 신차에 많은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 정속으로 설정하면 앞차와의 거리나 과속단속 카메라에 맞춰 주행해 장거리나 시내 정체구간도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는 보조기능 얘기다. 

이 기능이 미국의 트래버스에 없는 것이 아니다. 미국시장에서 최상위 트림으로 판매되는 트래버스에는 모든 첨단기능이 추가돼 있다. 차량가격은 8000만원을 넘어서는 고가의 모델이다. 이에 한국지엠은 일단 국내 수요를 본 뒤 향후 ACC 기능이 탑재된 트림 도입도 검토할 거라고 했다. 

시승한 최고급 사양 '프리미어' 트림은 5324만원이었다. 수입차 치고 가격은 잘 빠졌다는 얘기가 많다. 하지만 옵션을 비교하면 조금은 부족한 모습도 있는 듯했다. 트래버스의 공인연비는 ℓ당 도심 7.1km, 고속도로 10.3km로 복합 기준 8.3km다.

트래버스는 사전계약이 진행중이고 10월부터 고객인도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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