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재계가 올해 추석을 불안한 마음으로 보낼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면서 경영 시계가 더욱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내외 악재가 끊이지 않으면서 경영전략 수립에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민간경제연구단체들은 잇달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하고 있다. 2% 성장 유지가 힘들 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기존전망치(2.5%)에서 0.4%포인트 내린 2.1%로 예상했고, 한국경제연구원은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2.2%에서 1.9%로 조정했다.
올해 수출의 급격한 감소가 한국경제의 뇌관이 되고 있다. 한국의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미·중 경제전쟁의 격화, 글로벌경기 하강에 따른 주요 수출상대국들의 성장률 둔화, 반도체 및 주요 수출품목의 가격경쟁력 상실 등 전반적인 교역조건 악화 등을 불안 요소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시행되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극심한 투자(건설+설비)부진과 민간소비 둔화 역시 성장 전망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동안 내수부문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민간소비도 위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추석 이후 경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한경연은 대내적으로는 주식·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 자본시장의 변동성 확대, 명목임금상승률 둔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노동시장 유연성 약화에 따른 생산성 하락 가능성을 지적했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 한·일 무역갈등의 부각, 주요국들의 성장률 하락으로 인한 대외수요 감소, 반도체 업황부진 지속, 국제자본시장 불확실성 증대 등이 성장의 하방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재계는 대내외 불확실성의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중 경제전쟁, 일본의 경제 보복의 변수가 확대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한 우리 경제가 경기 둔화와 고령화 속 디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상품과 서비스 전반에서 일정 기간 지속해서 0% 아래로 하락하는 현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기업들의 셈법이 점차 복잡해지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나름대로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주요 사안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과 소통채널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