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운정신도시 내 한 아파트 전경(기사 내용과 무관)./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손희연 기자]'미분양 무덤'으로 불려왔던 파주 운정·인천 검단 신도시 주택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파주 운정은 청약 완판 행렬이 이어졌고, 인천 검단도 미분양 물량 해소에 속도가 붙고 있어서다. 지난 5월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공급 과잉' 우려로 침체됐던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달라졌다.
이는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예고와 더불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이 탄력을 붙이면서 그동안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수도권 아파트 청약 열기가 되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주 운정 신도시 내에서 공급한 단지들 중에서 올해 첫 순위 내 청약 마감을 기록한 단지가 나왔다. 지난달 대림산업이 경기도 파주시 운정3지구 A27블록에 공급한 'e편한세상 운정 어반프라임' 전 주택형이 지구 내 공급 물량 중 최초로 순위 내 마감됐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5~6일 실시한 해당 사업장의 청약접수 결과, 88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921명이 몰리며 평균 2.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2.14대 1)은 전용 59㎡A에서 나왔으며, 전용 84㎡B는 81.5대 1(2순위 기타경기)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파주 운정신도시는 지난 6월까지만 하더라도 정부의 고양 창릉 등 3기 신도시 발표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로 신규 분양 단지마다 청약 미달이 속출했던 곳이다. 대표 단지로는 중흥건설 '파주 운정신도시 중흥S-클래스', 대방건설의 '파주운정 대방노블랜드', 대우건설의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가 분양에 나섰지만 청약 미달 사태를 맞은 바 있다.
현재는 중흥건설과 대방건설이 잔여 물량 소진에 마치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반전됐다. 지난달 기준 중흥건설의 '파주 운정신도시 중흥S-클래스'의 잔여가구 모집을 마무리했다. 정당계약 1주일 만에 약 90%의 계약이 이뤄졌으며 이후 4주 만에 미분양 가구에 대한 계약이 100% 체결됐다. 대방건설의 '파주운정 대방노블랜드'도 모든 잔여 물량이 소진되면서 청약이 완판됐다. 대우건설의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는 아직 완판 행렬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잔여 물량 소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미분양으로 시름을 앓았던 인천 검단 신도시도 미분양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에 따르면 인천은 지난 6월 미분양 가구가 3632가구였으나 7월 들어 2778가구로 줄어들면서 23.5%의 감소율을 보였다. 인천 검단 신도시가 있는 인천 서구는 지난 6월 2607가구에서, 7월 1894가구로 미분양 물량이 감소했다. 지난 2월 분양했던 대우건설의 ‘검단 센트럴푸르지오’와 지난 5월 분양했던 동양건설산업의 ‘검단 파라곤1차’도 잔여 물량을 모두 털어내며 완판됐다.
이같이 분양 시장 침체를 보였던 2기 신도시들이 활기를 다시 띠는 이유에는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예고, GTX 및 광역교통망 착공 정책이 꼽힌다. 국토교통부가 이르면 10월부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예고하면서 비규제지역인 파주 운정과 인천 검단 등 신규 아파트 가치가 높아졌다는 것. 비규제지역은 규제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청약조건이 덜 까다롭고, 전매제한 기간도 짧다. 특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서울 지역에서의 신규 아파트 공급 저하를 우려해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지역으로까지 수요가 쏠리고 있다는 평이다.
정부가 GTX 등 광역교통망 사업에 속도를 내고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에서 GTX-A·B·C 3개 노선별 시행예산을 확정했다. 지난해 12월 A노선(운정~동탄)은 착공에 들어가면서 사업이 가시화됐다. 운정신도시는 GTX-A노선에 직접적인 수혜지역으로 서울역, 강남·삼성역까지 20분대 이동이 가능하다. 검단신도시는 계양과 검단을 잇는 인천지하철1호선 연장선이 2024년 개통 예정이다.
이에 향후 서울과 인접하고 GTX 및 광역교통망 호재가 있는 수도권 지역 내 신규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후 저렴한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보이는 서울 및 수도권 인기 지역의 대기 수요와, 인천 검단과 파주 운정 신도시의 공급 과잉은 여전히 우려돼 분양 흥행을 쉽게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는 분양가상한제 시행 후 분양가격이 현재보다 더 저렴하게 나올 확률이 크고, 무주택 세대주에게 청약 우선권까지 있다"며 "이에 서울 및 수도권 인기 있는 지역 신규 아파트 공급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자들이 있고, 2기 신도시들의 공급과잉 우려까지 있어 청약 수요 분산 영향도 있어 분양을 흥행을 쉽게 예측하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