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상준 기자] 수입차의 성장세가 확연히 꺾였다. 신차 인증 지연, 일본 불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등 다양한 요인들로 올해 1~8월 누적 수입차 신규 등록은 14만6889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 감소한 수치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8월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1만8122대로 작년 같은 달 대비 5.6% 감소하고, 지난 7월과 비교해도 6.8% 줄었다.
신차 인증 지연으로 인한 물량 부족과 최근 거세진 일본 불매 여파가 수입차 시장 판도를 변화시킨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품질 향상이 뚜렷한 국산차의 상품성 강화도 수입차 점유율 하락의 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출시하는 국산차들은 수입차보다 저렴한 가격대와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다양한 편의 옵션들을 풍부하게 탑재해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모델로 신형 기아 K7을 들 수 있는데, 중후한 외관 디자인, 넓은 실내공간,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편의 옵션이 빠짐없이 탑재되 최근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 좋은 반응 덕에 K7은 지난달 6961대가 판매됐고, 작년 동월 대비 110.6% 판매가 늘었다.
기아 K7은 옵션에 따라 3100만~4000만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동급 가격대 수입차에는 없는 다양한 편의 기능(통풍 시트, 오토 홀드, 전방 추돌 방지 보조 기능) 등이 모두 탑재되어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 K7만큼 신형 현대 쏘나타도 최근 인기다. 지난달 8393대를 판매하며 국산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신형 쏘나타 역시 K7 못지않은 다양한 편의사양이 모두 탑재되고 새롭게 개발한 신기술이 폭넓게 적용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최근 출시하는 국산차는 국내 실정에 맞는 세밀한 구성을 통해 수입차에 대응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 많은 국내 날씨를 고려해 차안 공기를 정화 시키는 기능을 탑재하는 등, 국내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응을 통해 상품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받고 있다.
그밖에 현대·기아차의 적극적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탑재 노력도 수입차와 차별화된 부분이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고급 대형차는 물론 엔트리급 소형차에도 대부분 ADAS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수입차는 차량 가격 상승 등의 이유로 ADAS 기능이 빠져 있는 경우가 많고 옵션으로 추가하더라도 비용이 상당하며, 동시에 차량을 받는 대기 기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ADAS 기능을 추가해 구매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수입차 점유율이 점차 떨어지는 것은 국산차 품질 향상과 무관하지 않다”며 “특히 현대·기아차의 국내 소비자 맞춤 마케팅 효과가 주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대·기아차의 적극적인 ADAS 탑재 노력은 기타 제조사와 차별화된 부분으로, 수입차에도 없는 기능을 국산차에서 누릴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소비자가 만족스러움을 느끼는 것”이라며 “일본 불매가 지속될수록 국산차 판매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