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위치한 한 견본주택 내부 모습./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손희연 기자]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 및 수도권 청약 시장 열기가 뜨겁다. 최근 서울에 분양한 단지들의 청약경쟁률은 세 자릿수까지 나타나는 등 청약 당첨 가점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후 청약 당첨이 더 어려워지는 데다, 공급 부족으로 새 아파트 '품귀 현상'이 빚어질 것을 예상한 수요자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청약 당첨 가점이 현재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30~40대 청약 당첨의 장벽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청약 시장 내에서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급격히 늘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전체 청약통장 가입자는 2506만1266명이다. 이 중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지난달보다 9만932명 늘어난 2326만8991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서울 및 수도권 지역 분양 단지 청약 경쟁률도 세 자릿수를 나타내는 등 청약 당첨 가점도 70점 가까이 나타나며 60점을 돌파했다. 지난 5일 ‘이수 푸르지오 더프레티움’ 1순위 청약 결과, 89가구 모집에만 1만 8134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204대1을 기록했다. 같은날 1순위 접수를 받은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도 429가구 공급에 2만3565명이 신청해 평균 54.93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11가구가 분양된 전용 59㎡A에는 4626명이 몰리며 420.55대1을 기록했다. 108㎡ 타입도 339.50대1의 경쟁률로 뒤를 이었다.
‘이수 푸르지오 더프레티움’의 청약 당첨자 평균 가점은 67.06점이다. 올 7월 분양에 나섰던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의 평균 당첨 가점(57.6점)보다 10점가량 높은 수치다. ‘이수 푸르지오 더프레티움’ 전용 41㎡형(1가구)의 경우 청약 당첨 가점이 무려 79점에 달했다. 지난 7월 분양한 서초그랑자이의 당첨 가점 최고점도 78점이다. '이수 푸르지오 더프레티움'의 84㎡의 경우 최저점은 63점으로 C형에서, 최고점은 74점으로 A형과 E형에서 나왔다. 가점 커트라인이 가장 낮은 주택형은 59㎡B로 최저점이 56점, 최고점이 57점, D형에서는 최고 가점 74점이 나왔다.
서울이 아닌 수도권 지역에서도 청약 당첨 가점이 높게 나왔다. 지난달 분양에 나섰던 '의정부역 센트럴자이앤위브캐슬’ 은 당첨자 평균 가점이 56.75점에 달했다. 최고 가점(79점)은 전용 84㎡ A 타입에서 나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투기과열지구의 평균 당첨 가점은 50점이었다. 8월 초 분양한 서울 등촌 두산위브의 경우 평균 가점이 56.10점을 기록했다.
청약 통장 수요 열풍이 나타나는 이유에는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 강화에 따른 '로또 단지'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직전 분양단지라는 점에서 수요가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공급 절벽을 우려한 청약자들이 분양에 뛰어들면서 가점 역시 높게 형성된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향후 서울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현재 당첨 가점보다 높은 점수가 필요할 것으로 관측한다.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의 최저 가점이 56점인 점을 감안했을 때 향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의 당첨 가점 커트라인은 이보다 10점 정도 높은 66점 이상은 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이나 수도권 인기 단지들의 경우 평균 가점이 70점대를 기록하고 있어 향후나올 인기 단지들 중 가점 만점도 나올 것으로 예측한다.
다만 가점 70점대를 넘어서려면 부양가족수가 최소 5인~6인 가족은 돼야 한다. 4인 가족(부양가족 3인)은 최대 점수가 69점이기 때문이다. 청약 점수는 부양가족수(최고 35점), 무주택 기간(최고 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최고 17점)으로 84점이 만점이다. 무주택기간이 15년으로 32점 만점이고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15년이 넘어 17점 만점이라고 해도 부양가족수가 3인이면 69점이 최대 점수다. 부양가족이 6명 이상 이어야 35점(부양가족수) 만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청약 통장 가입 기간과 무주택 기간이 충족되더라도 부양가족이 6인 이상이 되지 못하는 30대의 경우 서울 지역 당첨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넣는다고 하더라도 맞벌이 부부의 경우 소득이 늘어나 자격 제한에서 걸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양가족수 부분에서 가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30~40대 수요자들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앞으로 서울 등 인기지역에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가상한제 적용 전에 일단, 청약에 나서는 30~40대 수요 계층이 더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