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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전세시장…'전세난 우려 VS 역전세난'

2019-09-16 14:14 | 손희연 기자 | son@mediapen.com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손희연 기자]하반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기가 전세시장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전세시장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예고에 따른 전세시장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전세난을 우려하는 관측이 제기되서다. 다만 전세난은 일시적인 현상일뿐, 역전세난 심화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역전세난 양극화 현상이 짙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지역과는 다르게 집값 급락으로 전셋값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 현상이 지방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10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분양가가 낮아진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매매보다는 전세로 돌아서는 수요가 늘어나, 전셋값이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이 현실화돼 장기적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 감소와, 분양가격이 시세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반영되면서 매매보다는 전세를 찾는 매수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시각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39만6000가구로 지난해(45만8000가구)보다 13%가량 줄었다. 그러나 연간 20만~30만 가구 선이던 예년보다 웃도는 수치다. 이 때문에 전국 전세가격은 2017년 12월부터 1년8개월째 하락했었다. 

하지만 최근 전세가격은 다시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9일 기준) 전국 기준 아파트 전세 가격은 2017년 11월 6일(0.01%)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올랐다. 가을 이사철을 앞둔 데다 최근 지역별로 입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전셋값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0.04% 올랐다. 경기도 전세 가격은 전주 0.03%에서 0.06%로 오름 폭이 커졌다. 서울 전셋값 상승을 이끌었던 요인은 입주한지 10년이 단된 새 아파트가 주도하고 있다. 준공 시기별로 지난주 5~10년된 아파트는 0.11%나 올랐다.

다만 현재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전 '밀어내기' 분양물량이 현저하게 많아져 전세보다는 신규 아파트로 수요가 쏠릴 것으로 전망돼 전세난을 우려할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시각도 나온다. 서울에서는 이달 이후 연말까지입주 물량이 총 1만9387가구로 지난해보다 많은 수준이지만,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공급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신축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 

반면 역전세난이 일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국감정정원은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을 통해 올해 전국 전셋값이 2.6%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 연말부터 서울과 수도권 등에서 ‘역전세난’이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KDI는 수도권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이 지난해 대비 0.75~1.48% 하락한 2억3000만원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7년 말 대비 2000만원 하락한 수준이다. 역전세난은 전셋값 하락으로 집주인이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경우를 말한다.  

입주물량 증가가 원인이다. KDI는 최근 ‘우리나라 주택공급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보고서를 통해 새 아파트 입주가 계속 이어지면서 공급량이 장기평균 대비 10% 늘어날 경우 전셋값은 연간 0.6~1.21% 하락한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전국에 쌓인 1만8000가구의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도 전세가격 약세에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2021년부턴 다시 공급이 급감할 예정이어서 전세가격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가운데 서울과 지방 간의 역전세난 양극화 심화가 우려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수도권(0.05%), 서울(0.04%)의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폭이 높았고, 인천을 제외한 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 등 5대 광역시도 평균 0.01% 올랐지만 광역시 외의 지방(-0.03%), 8개도 지역(-0.07%)은 전세가격이 떨어졌다. 감정원은 “5대 광역시의 전세가격 상승은 가을 이사철을 앞둔데다 최근 입주 물량이 다소 감소한데 따른 결과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방 미분양 주택도 여전히 5만가구가 넘어 전체의 83%를 차지하고 있다.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도 지난 7월말 현재 1만5810가구에 이른다. 

민간에선 공포 수준의 역전세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 헬리오시티(총 9510가구)의 경우 올초만 해도 입주공급 증가로 전세가격이 약세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재건축 이주 수요와 자사고 폐지 영향으로 전세 매물이 소화되면서 가격 상승도 이뤄졌다. 여기에 정부가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한다고 밝히자 전세로 거주하면서 로또 분양을 노리는 사람들이 늘어나 전세가격은 더욱 치솟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도시 생활권과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선 최근 늘어난 입주량에도 전셋값이 강보합세를 보였다"며 “서울의 경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10년차 이내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증가하면서 전셋값의 하방 경직성이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지방에서는 역전세난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돼 양극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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