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맞춤형 복지 개편 계획
▲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기본 방향
사회보장기본법의 입법취지에 따라 우리나라 복지패러다임이 ‘빈곤층에 대한 소득보장 중심’에서 벗어나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소득과 사회서비스가 균형적으로 보장’되는 미래 선진형으로 전환하고 있다.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복지를 통해 국민들의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지원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하는 복지를 중시하고 있다.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빈곤에서 벗어나 자립할 수 있도록 근로를 권장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운영중이다. 효율적 복지도 중시하고 있다. 중복과 누수없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복지서비스를 지원하고, 국민이 이용하기 편리한 복지전달체계를 구축하는 데 정책을 집중하고 있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정책 추진을 위해 사회보장 재정추계, 통계 등 정책 인프라를 강화하고, 관계부처 간 적극적 협업을 통해 정책간 칸막이 해소와 민간부문과의 협력 활성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맞춤형 복지를 위한 기초생활보장제도
빈곤에 대한 사전예방체계 구축 = 빈곤 위험계층이 빈곤층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차상위계층의 범주를 확대(최저생계비 120%, 340만 명 → 중위소득 50%, 430만 명 수준)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개별급여로 개편 = 탈빈곤유인 강화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통합급여 방식을 개인의 복지수요에 맞추는 개별급여 방식으로 개편하여 선정기준 및 급여수준을 별도 설정하고 있다.
(기존) 부양의무자가 없고 최저생계비 이하인 경우 7가지 급여(생계․주거․의료․교육․자활․해산․장제급여)를 일괄 지원하고 있다. 부양의무자 기준도 완화했다. 엄격한 부양의무자 기준을 개선하여 보다 현실에 맞도록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한 것이다. 개별급여 개편과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를 통해 기초생활수급자는 140만 명(’12년 말 기준) 에서 220만여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초생활보장 급여체계를 개별급여로 전환하여 근로능력자가 일할수록 유리하도록 제도의 기본틀 전환,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빈곤정책 대상자 확대 등을 통해 복지사각지대도 적극 축소하고 있다. 기존 수급자의 탈락, 급여변동 등에 대비한 경과조치 등 연착륙 방안을 포함하여 세심히 제도를 설계했다.
▲ 박근혜정부의 맞춤형 고용복지는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면서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데 초점을 맞축 있다. 복지담당 공무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가장 적다. 7000여명의 복지담당공무원을 조기에 확충해서 소기의 목적을 거둬야 한다. 박근혜대통령이 3일 기업용 소트프웨어기업인 SAP 하쏘 플래트너 창업자를 접견하고 있다. |
국민 중심의 맞춤형 복지전달체계 구축
동 주민센터를 ‘지역 복지허브’로 개편 = 국민의 접근성 및 편의성이 높은 동 주민센터의 주요 기능을 일반행정에서 복지행정으로 전환, 복지・고용・보건서비스 등을 통합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사회복지인력 확충 = 현재 추진중(’11~’14년)인 복지담당 공무원 7천명을 조기 확충(‘14.3월까지 완료)하고, 단계적으로 충원, 인력 확충 외에 사기진작 등 근무여건 개선 병행 추진중이다.
민관협력 활성화 = 통반장, 우체국(집배원) 그리고 민간영역과 협조하여 복지소외계층 발굴 및 공공‧민간자원 연계‧지원하고 있다. 16개 부처 292개 복지사업이 지자체‧교육청‧고용센터‧공단 등 제공하는 기관별로 분절적으로 국민에 전달되어 통합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동 주민센터에서 복지서비스를 종합 안내하는 복지전달체계를 마련하여, 국민이 신청하려는 복지제도마다 다른 기관을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고 친절한 상담을 받도록 하게 한 것이다. 사회복지공무원의 사기제고와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조속히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근혜정부 맞춤형 고용·복지는 ‘국민행복’ 국정기조 구현을 위한 핵심 추진전략
맞춤형 고용복지는 박근혜정부 복지의 핵심으로 사각지대 해소와 효율성 제고를 동시에 추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세모녀 3법(국민기초생활보장법, 긴급복지지원법, 사회보장수급권자의 발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발의되었으나 세월호정국에 밀려 심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왜 맞춤형 복지인가?
현행 통합형 국민기초생활보장제의 문제점
현행 복지제도는 생활이 어려운 자에게 필요한 급여를 줘 최저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2000년 10월 외환위기의 여파로 국가경제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실직과 빈곤으로 사회적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던 역경의 시기에 도입돼 빈곤문제 해결에 큰 기여했다.
가구 규모별로 최저생계비를 설정해 가구 소득이 이보다 낮으면 빈곤가구, 높으면 빈곤하지 않은 가구로 판단한다는 점에서 대상 판정이 간결하다. 빈곤가구로 판정되면 생계·의료·주거·교육·자활 등 모든 급여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빈곤가구가 아닌 것으로 판정되면 어떤 급여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근로빈곤 · 차상위계층에 광범위한 복지 사각지대 존재
절대빈곤 기준의 기초보장 수급가구의 중복 급여가 문제가 되고 있다. 차상위계층의 열악한 여건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빈곤율 측정 시 최저생계비 대신 중위소득의 일정 비율을 사용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언론에서도 양극화와 중산층 붕괴의 증거로서 상대빈곤인구 증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초생활 수급자는 차상위계층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두텁게 보호받고 있다. 수급자는 2인 가구 103만원의 최저생계비 수준까지 지원과 아울러 한 가구당 평균 61만원의 의료급여 혜택을 받고 있다. 기초수급자보다 더 가난함에도 부양능력이 미약한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 117만명과 기초수급자와 가정 형편이 별반 차이 나지 않는 차상위 계층 68만명은 수급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각종 지원을 받지 못해 기초수급자보다 실질소득이 더 낮은 실정이다.
복지수요의 다변화 대응
사회가 다원화하면서 보편적 보육, 저소득층 교육비 지원, 기초노령연금,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회서비스 등 생애주기나, 생활영역, 처한 상황에 맞게 복지사업이 다양하게 나눠지고 확대되고 있다. 복지제도가 영역별로 세분화되고 확대되고 있어 다양한 복지제도를 유기적이고 효율적으로 조합해 개별 수요자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맞춤형 개별급여체계다.
맞춤형 개별급여체계 이행의 기대효과
직접 효과
생계·의료·주거·교육 등 각 급여별로 선정기준을 다층화해 수급자의 소득이 증가해도 필요한 급여를 계속 수급하는 장점이 있다. 수급자 선정과 지원은 국민 중간 정도의 소득인 중위소득과 연계해 국민 소득이 증가할 경우 선정기준과 지원수준도 함께 상승하게 된다.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하여 수급자보다 가난하면서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빈곤층을 추가로 보호하게 된다. 제도 개편이 완료되면 지원 대상이 140만 명에서 180만 명으로 늘어나고, 주거급여 현실화 등으로 평균 급여액도 늘어나는 효과가 기대된다.
간접 효과
대상 인구를 늘리면서 소요재정을 최소화하는 방안 중의 하나는 대상 집단의 욕구에 부합하는 급여를 제공하는 개별 급여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개별 급여방식은 욕구에 직접 대응하는 맞춤형 급여를 제공함으로써 자원 사용의 효율화를 가져올 수 있다. 급여별 수급 요건을 달리해 급여내용을 다양화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 빈곤층의 복지체감도 향상시킬 수 있다.
개별 급여체계가 도입되면 생계와 의료는 보건복지부, 주거는 국토교통부, 교육급여는 교육부, 자활급여는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가 공동으로 맡아 보다 다양하고 전문적인 서비스가 제공할 수 있다.
맞춤형 급여체계는 개악인가?
지적 1 :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국민기초생활수급보장법 개정안이 각 급여의 선정기준을 법에 명시하지 않은 채 담당부처 장관에게 위임했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맞춤형 개별급여는 수급자에게 원래 주던 돈을 쪼개서 부처별로 나눠놓고, 장관 재량에 맡겼기 때문에 그때그때 예산 사정에 따라 고무줄 편성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수급자 자격 기준은 행정부가 임의로 정하는 게 아니라, 공익단체·전문가·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발표된다. 개편안이 시행되더라도 행정부 임의로 정하는 일은 없이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법적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아예 개정 법률에 ‘생계급여 중위소득 30%, 의료급여 중위 40%, 주거급여 중위 43%, 교육급여 중위 50%’ 등 각 급여 대상자 선정기준을 명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적 2 : 빈곤의 족쇄가 되고 있는 부양의무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맞춤형 급여체계를 아무리 개선해봤자 달라지는 게 없다는 점도 논란이다. 부양의식은 갈수록 약해지는데 가난한 자식에게 가난한 부모를 먹여살리라고 강요하면 빈곤의 악순환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는 교육급여와 시설에서 5년 이상 생활하다 퇴소하는 중증장애인에 한해 부양의무제를 부분 폐지하는 대안을 준비 중이다.
예산이 많이 들지 않는 교육급여와 중증장애인에 대해서만 부양의무자 조항을 삭제해서는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없다. 부양의무자 기준을 부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되, 평균소득 이상으로 확 끌어올려야 실질적인 부양이행을 담보할 수 있다. 기초연금이나 국민연금의 수급수준을 높이지 않으면 취약계층이 공공부조로 전부 몰리는 만큼 노인 연금이나 일자리 확충 등을 통해 공공부조의 하중을 줄여나가야 한다.
개편안(유재중의원 발의안)이 통과되면 현재 140만명인 수급자는 180만명으로 30% 늘고, 수급자의 월 평균 현금급여액도 42만4,000원에서 48만6,000원으로 단계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지적 3 : 사회복지공무원 인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2012년 기준 인구 1000명당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은 평균 12명인데 우리나라는 0.4명에 불과하다. 송파구 세 모녀가 살던 석촌동 주민센터의 경우 사회복지 담당공무원 2명이 기초생활수급자 등 1053명의 복지대상자를 책임지고 있다. 복지 담당 공무원 453명 중 51.9%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초 복지 담당 공무원 4명이 자살했다. 현재 추진 중(’11~’14년)인 복지담당 공무원 7천명을 조기에 확충해야 한다./김용하 순천향대 금융경제학부 교수
(이 글은 바른사회시민회의가 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개최한 <경제 민생법안 진단 연속토론회-계류중인 민생법안, 그 의미와 파장은>정책토론회에서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가 주제발표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