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나경원 원내대표./자유한국당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에 따른 여파가 추석 연휴 이후에도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특히 연휴 기간 내내 민심에 호소하는 ‘여론전’을 펼친 야권은 구체적인 ‘액션 플랜’으로 정국 주도권을 유리하게 가져오기 위해 안간힘이다. 반면 야권의 파상공세에 맞선 여권은 ‘조국 정국’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민생’을 키워드 삼아 내년 총선을 조용히 준비하는 모습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부산시당은 이날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 장관 파면을 위한 정치연대를 발족했다.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 회복을 위한 부산시민연대’로 명명된 연대에는 두 당 부산시당위원장인 유재중·하태경 의원과 당협·지역위원장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오는 20일 조 장관 퇴진요구 집회를 시작으로 매주 한 차례씩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날 출범한 연대는 지난 10일 조 장관 파면을 목표로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띄운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국민연대’ 이후 실제 야권이 힘을 합한 첫 사례로 꼽힌다. 황 대표는 이날 당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연대를 위한) 여러 노력이 있고, 여러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은 원내에서의 투쟁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태세다. 당장 오는 17일부터 진행되는 3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필두로 오는 23~26일 분야별 대정부질문, 30일~내달 19일 국정감사 등 ‘야당의 무대’가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위선자 조국 사퇴촉구 결의대회’에서 “정기국회는 야당 국회”라며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를 통해 반드시 조국 파면을 만들겠다. (조국)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천명했다.
한국당과의 투쟁 전선에 사실상 동참한 바른미래당에서 당 지도부 퇴진 목소리가 나오는 점은 주목 포인트다. 바른미래당 내 최다선인 정병국 의원은 이날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추석까지 지지율 10%’ 약속을 못 지킨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촉구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내 퇴진파 간 연대가 보수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 속에 나온 움직임이다. 정 의원은 회견 후 “손 대표가 지금 같은 상태로 가면 중대 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단, ‘중대 결단’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아꼈다.
이와 반대로 민주당은 ‘조국 정국’과 관련한 발언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대신 이해찬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당 인재영입위원회는 별도의 발족식 없이 이미 활동을 개시했다. 이달 중 첫 영입 대상자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첫 영입 대상자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총선 최대 승부처인 대구·경북에서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민주당은 야권 공세에 대한 방어 차원에서 ‘민생’ 카드도 꺼내 들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남은 20대 국회가 일하는 국회가 되도록,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여야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이번 주부터 국회의 시간은 오직 국민의 시간이어야 한다. 민생과 경제활력, 개혁을 위한 치열한 정책 경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야권의 정쟁 중단을 거듭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