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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 강사 등 특수직 산재 강제적용은 일자리만 줄여

2014-09-03 11:49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특수형태종사자 관련 산재법 개정안이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2014. 2. 21)하였으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격론 끝에 동 법안의 통과를 부결(2014. 4. 22)시켜 현재 2소위에 계류 중이다.

   
 

특수형태종사자는 산업구조 변화와 서비스업의 발달 등으로 새로이 등장한 직업군을 통칭하는 명칭으로 사용된다. 현행 산재법은 보험설계사 학습지교사 캐디 레미콘운송차주 택배기사 퀵서비스기사 등 6개 직업군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직업군은 수도검침원, 헤어디자이너, 학원강사, 야쿠르트 판매원 등 39개 직종, 250만 명에 달한다는 노동계의 주장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직업군들이 해당 산업의 필요에 따라 등장했기 때문에 각기 다양한 특성과 실태, 업무구조 등의 차별성을 가지고 있으나, 이러한 특성과 차별성을 도외시한 채, ‘보호 필요성’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서 논의하는데 있다.

10년이 넘은 논의에도 그 범위도 명확하게 확정되지 못한 이유는 각 직업군의 특성과 차별성을 간과한 채, 획일적으로 하나의 보호방식만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법원 또한 일관되게 ⅰ) 업무의 장소/시간/방식을 스스로 결정 ⅱ) 계약체결(성과)에 비례한 소득 ⅲ) 산재발생 위험성이 거의 없는 직업 특성 등 그 본질이 명백히 자영업자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산재보험 강제 적용의 문제점

일부 직업군의 경우 일자리 감소 우려

관련 업종들은 이미 시장포화 상태이거나 중소ㆍ영세 사업장도 많아, 강제적용으로 인한 회사의 부담은 특수형태종사자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신규 위탁계약의 감소, 저실적자에 대한 계약 종료 등을 고려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정부의 고용확대 정책에 반하는 일자리 감소 사태가 우려된다.

나아가 시장에서는 기존의 특수형태종사자 활용을 대체하는 새로운 영업방식의 변화가 모색될 수밖에 없다. 이는 종사자에 대한 감원 등으로 일자리 위기를 자초할 가능성이 높다. (골프장) 전동카트 확산을 통한 NO캐디 정책, (보험산업) 콜센터, 통신판매 등으로 전환.

특히 보험설계사, 학습지교사, 골프장캐디의 경우 여성 인력이 많은데, 여성 일자리 감소도 우려된다.

보호의 필요성과 관련 종사자의 의사

적용제외 신청에 대해 회사의 강요가 있다는 일부 주장이 있으나, 실제 적용제외 신청의 가장 큰 이유는 보험료 부담 때문이다. 산재 발생이 낮은 직업군에서는 [보험료 납부 = 소득감소]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노동연구원 조사자료(2009)에 따르면, 적용제외 신청의 가장 큰 이유는 산재보험료 부담으로 전체응답의 64.2%를 차지한다.

또한 현행제도 유지 시 재가입 의향이 없다는 응답이 높은데, 개정안처럼 가입이 강제되면 상당수의 종사자가 경제적 부담감에 대한 거부감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생각해 볼 점은 처음 산재보험 특례제도 도입 시 경제적 부담능력 등을 고려하여, 본인의 의사에 따른 적용제외 신청 규정을 둔 것인데 개정안은 이러한 근본적 이유를 배제하고 있다. 산재보험 적용률이 낮은 것은 특수형태종사자들이 산재보험보다 혜택률이 높은 민간 상해보험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 예를 들면, 특수형태종사자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보험설계사의 경우 회사의 단체보험 및 개인적으로 민간보험을 다양하게 가입하고 있어 산재보험 가입의 필요성이 적다.

더구나 업무 중 발생한 사고라도 업무연관성을 입증하지 못해 산재로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 이러한 인식이 더욱 강하다. 산재보험의 이러한 제약 때문에, 특수형태종사자들은 업무와 무관하게 사고에 대해 모두 보상하는 민간상해보험을 선호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업무 중 인지의 여부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보험설계사의 경우, 영업소 출근 여부도 신상품에 대한 교육과 설명이 필요한지 여부에 따라 본인이 결정하고, 보험영업을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 판매할지도 전적으로 본인이 결정하기 때문에, 회사의 업무지시를 수행하던 중에 발생한 산재사고와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개선 방안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와 산재보험의 사각지대 해소가 필요하다는 입법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보호를 위한 방법은 다양하고 종사자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 실효성을 가장 담보할 수 있는 방인임에도 불구하고, 강제가입만을 유일한 해결책으로 가정하는 것은 무리한 측면이 있다. ‘가입 저조’의 근본적 원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다양한 보호책에 대한 종사자들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반드시 산재보험이 아니더라도, 이와 유사한 단체(상해)보험에 의한 보호를 당사자인 특수형태종사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보다 합리적이다. 당사자 의사에 반하는 법제도는 오히려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크므로, 입법의 실효성을 위해서는 강제가입의 예외사항도 다양하게 고민되어야 한다.

산재보험 특례적용제도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이해가 부족한 부분에 대하여 사업장 및 종사자를 대상으로 제도 홍보를 통한 인식, 가입률 제고가 훨씬 효율적인 것이라고 판단된다./김영완 한국경영자총협회 법제2팀장

(이 글은 바른사회시민회의가 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개최한 <경제 민생법안 진단 연속토론회-계류중인 민생법안, 그 의미와 파장은>이란 정책토론회에서  김영완 경총 법제2팀장이 발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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