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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 계약기간 '2년→최장 6년'…전·월세 시장 꿈틀?

2019-09-20 14:41 | 손희연 기자 | son@mediapen.com

서울 시내 부동산공인중개사무소 모습./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손희연 기자]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서울 전·월세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가 주택 전·월세 임차 계약 기간을 최장 6년까지 늘리는 계약갱신청구권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전·월세 공급과 임대료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 전·월세 가격이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전·월세 수요를 흡수할만한 서울 입주 물량이 대기하고 있어 전·월세 상승 압박이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이후 2년 만에 전세 매물을 찾는 수요가 최대치로 나타났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전주보다 0.3포인트 오른 144.6으로 2017년 10월 둘째 주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0~200을 범위로 한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전셋집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지난해 11월 이후 100을 밑돌던 전세수급지수는 올 3월 들어 100을 넘어서 점차 오르고 있다.

실제 전셋값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한 주 새 0.04% 오르며 12주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실거래가격을 반영해 감정원이 만든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격지수 역시 4월 0.56% 상승 반전한 이후 5월 0.90%에서 6월 0.95% 등 오름 폭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가 주택 세입자를 위한  ‘계약갱신 청구권’ 내용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 개정안을 보면 현재 2년인 임대차 보호 기간을 1차례 연장해 4년까지 이사 없이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기본 임대차 보호 기간을 아예 3년으로 늘린 뒤 계약갱신청구권을 적용해 최장 6년(3년+3년)을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대차계약 갱신 청구권은 임대기간 만료를 앞둔 임차인이 계약기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현재 상가에만 적용(최대 10년까지 청구 가능)되고 있다.

이에 전·월세 시장에서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급으로 역효과가 발생해 전세보증금과 월세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내달 24일부터 임대사업자가 임대 의무조건을 지킬지 못할 경우에 부과되는 과태료를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인상한다. 이에 임대사업자등록 말소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달 정부가 내놓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에 따라 서울 신규 분양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반영돼 청약가점을 높여야 하는 예비 청약자들이 전셋집을 찾는 수요도 많아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전월세 시장에서는 주택을 많이 보유하고 다주택자가 대부분 임대인 인데, 다주택자 규제가 너무 강화됐고, 임대사업자 혜택도 크게 없어 공급이 줄어 들 수 있다"며 "더구나 임대인 입장에선 2년마다 전월세 가격을 올릴 수 있는데, 기간이 연장되면 그만큼 전월세 가격을 더 올려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예고에 따라 신규 아파트 청약을 기다리는 청약 예비 수요자들이 전셋집을 찾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데, 이만큼의 공급량을 감당할만한 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 결국 전월세 공급 감소와 임대료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앞서 1989년 정부가 의무 전세 임대차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한 직후 서울 전셋값은 23.7%이나 올랐다. 이듬해인 1990년에도 16.2% 급등했다. 직전 해 상승률이 7.3%인 점을 고려하면 세 배 넘게 오른 셈이다. 법무부는 1987년 전셋값 상승률이 각각 전국 19.4%, 서울 18.3% 기록하는 등 임대기간 연장 개정 전부터 폭등 현상이 이어져왔다며 1989·90년 전셋값 상승률이 임대기간 연장 개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울 신규 입주 물량이 예년보다 많아지면서 전월세값 상승 영향은 크게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9~11월 수도권 입주 물량은 3만8772가구로 5년 평균 대비 6.4% 감소했다. 경기·인천에서는 크게 줄어든 대신, 서울에서는 두배 가까이 크게 늘었다. 특히 강동구에 입주물량이 집중돼 있는데 이달 5000여 가구가 입주하는 고덕그라시움, 12월 입주하는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1745가구)와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1859가구) 등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전월세 계약 갱신 등 정책이 전월세 수요자 심리에 영향 줄 만해 일부 지역은 가격이 올라갈 수 있지만 서울에선 올해 3만6885가구, 내년 4만3018가구가 입주할 예정으로 공급 물량이 늘어 전월셋값 상승 압박이 높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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