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베네수엘라 리포트위원회 활동 보고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연합뉴스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가 주도한 ‘베네수엘라 리포트위원회’ 활동 보고회가 20일 국회에서 열렸다. 공교롭게도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분야별 정책 경연대회 등이 펼쳐지는 ‘정책페스티벌’을 개최해 대조를 이뤘다. 한국당은 “경제가 파탄 나고, 민생이 도탄에 빠지고, 국가가 혼란스러워져도 정권이 안 바뀌는 나라가 있다. 북한과 베네수엘라”라고 했다.
한국당은 최근 들어 장외집회나 단식, 릴레이 삭발 등으로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지지율이 반등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근본적으로 민심을 잡으려면 민생과 밀접한 ‘정책 행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의원들의 삭발투쟁을 두고 ‘내년 총선 공천을 받기 위한 퍼포먼스’라는 비판마저 들리는 상황이다. 이날 정책위 일정은 이러한 맥락에서 열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부터 ‘민생’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른바 ‘조국 정국’이 여권 전반에 악재로 작용하는 가운데, 정책을 강조해 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제는 조 장관에 대한 의혹과 논란이 민심 이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40%, 민주당은 3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전주대비 각각 3%p, 2%p 떨어진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한국갤럽이 자체 시행한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7~19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7%다.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이 쓰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국당은 이날 보고회에서 베네수엘라의 사례를 들어 문재인 정권을 규탄했다. 차베스 정권의 ‘대중영합주의’ 정책이 현 베네수엘라의 몰락을 불러왔다는 점에 착안, 문재인 정권 역시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국당은 주장의 근거로 △사법부 장악 △입법부 장악·선거제도(연동형 비례대표제) 악용 △과도한 복지·반시장 정책으로 인한 경제 파탄 △언론 장악·대중 선동 등을 제시했다.
황교안 대표는 보고회 인사말을 통해 “우리나라는 베네수엘라에 비하면 자원도 없고, 북한이라는 아주 큰 위협도 상존하고 있다. 상존할뿐 아니라 더 악화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2년 반 만에 우리나라 경제가 무너지고, 민생도 도탄에 빠지고, 안보·외교 관계도 다 무너졌다”고 짚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문재인 정권이) 적폐청산을 외치고, 방송과 사법부를 장악하고, 선거법을 고쳐 장기집권을 꾀하고 있다”며 “남북관계 특수성으로 인해 북한행 폭주 열차로 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정책페스티벌의 의의를 소개하며 자당의 정책 행보를 홍보하는 데 집중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정책페스티벌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당원의 손으로 직접 우리 당 정책이 만들어지는 놀라운 역사가 시작된다. 정책 정당으로서 큰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이라며 “당원의 정책을 잘 받아들여 국회에서 입법을 추진하도록 전력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