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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볼보 XC90, 2천cc괴물의 극한 고급SUV

2019-09-21 17:07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최고급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90. 그중에서도 최상위 모델인 T8 엑설런스는 볼보만의 특색을 보여주는 훌륭한 차량이었다. 

일반적으로 고급의 플래그십 차량을 떠올리면 6기통 이상의 대배기량의 엔진이 탑재돼 있고 화려한 디자인으로 마무리하는 것을 상상한다. 하지만 볼보는 이런 일반적인 틀을 과감히 탈피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플래그십 차량을 출시하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볼보 XC90 T8 엑설런스 /사진=미디어펜



볼보는 과거부터 안전성을 빼놓고 말하면 서운할 만큼의 독보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10년이 지난 모델도 스몰오버랩 테스트를 거뜬히 통과하는 등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볼보의 플래그십SUV를 직접 운전해 봤다. 시승모델은 1억원을 넘는 브랜드 최상위 모델 XC90 T8 엑설런스 모델이었다. 

앞서 언급했듯 이 차량은 플래그십 모델이지만 일반적인 상식을 거부하는 차량이다. 외관 디자인과 함께 실내 인테리어에서는 충분히 수긍할 만큼의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엔진 때문에 하는 이야기다. 

각각의 완성차 업체를 대표하는 모델들은 차량의 진동과 소음 등을 이유로 6기통 이상의 엔진을 사용해왔다. 엔진의 회전질감이 4기통엔진보다는 그 이상인 엔진에서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볼보는 이런 상식에서 과감히 벗어나 모든 차량의 기통수를 4기통으로 제한했다.

여기에 터보차져를 사용해 출력을 높이는 다운사이징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다운사이징 기술이 최신기술이고 모든 완성차 업체들의 추세이기는 하다. 유수의 독일브랜드도 이 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차량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플래그십 모델에서는 이 같은 결정을 피하고 6기통엔진 이상의 고출력모델에서 힘을 여유롭게 뽑아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가솔린 엔진에서는 이런 추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식을 볼보는 과감히 접고 모든 차량에 4기통의 엔진으로 통일을 시킨 것.

심지어 가솔린과 디젤의 구분하지 않은 엔진블럭으로 생산단가를 절약하고 내실을 기하고 있는 볼보다. 그럼에도 고급의 차량까지 만들며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보이고 있는 것이 볼보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시승차량은 현재 1억3780만원으로 판매가 되고 있는 차량이다. 가격에서 볼 수 있듯 최상위 플래그십 모델 중에서도 모든 옵션이 들어있는 최고사양이다. 이에 처음 들었던 생각은 2000cc에 가솔린 차량가격이 약 2000만원정도인 것과 비교해 놀라웠다. 

또 이 엄청난 크기의 차량을 작은 엔진으로 플래그십과 같은 움직임을 보여 줄 지가 의심스러웠다. 엔진의 출력이 부족하면 힘겨운 가속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이럴 때 출력이 약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에 일부에서는 저렴한 LPG차량을 극혐하는 사람들도 나온다. 출력이 약해 운전의 재미가 반감된다는 것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차량에 탑승해보니 이런 모든 우려와 걱정은 해소가 돼는 듯 했다. 

볼보 XC90 T8 엑설런스 /사진=미디어펜


볼보 XC90 T8 엑설런스 /사진=미디어펜


볼보 XC90 T8 엑설런스 /사진=볼보자동차


볼보 XC90 T8 엑설런스 /사진=볼보자동차



육중한 차체크기와 놀라울 만큼의 화려한 인테리어가 다양한 걱정을 분산시켜버렸다. 

더욱이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느껴지는 여유롭고 부드러운 움직임은 이 차량이 진정 볼보를 대표하는 플래그십SUV라고 생각하게 했다.

시승차 XC90 T8 엑설런스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초반에는 전기의 힘으로 모든 구동이가능한 상황이다. 하이브리드와 같이 애매하게 전기의 힘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구간은 전기차처럼 움직여 줄 수 있는 넉넉한 모터힘과 배터리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 때문에 볼보가 4기통의 2000cc엔진을 활용하면서도 플래그십 SUV까지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됐다. 이런 출력이 전기모터와 배터리만의 것은 아니었다. 배터리가 소진된 뒤 엔진으로 차량을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힘에 부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 차량을 통해 이동해본 300km 구간동안 출력이 부족하다고 느껴보지는 못했다. 다만 기대와는 조금 다른 사운드가 귀에 들어오는 부분이 아쉬웠다. 거슬릴 정도의 소리는 아니었지만 아쉬움이 남는 사운드였다. 

1억원이 훌쩍 넘는 차량으로 극한의 오프로드를 즐길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진 모르겠지만 이 차로 도 그런 과감함을 즐길 수 있는 운전자들은 드물것이라는 생각이든다. 가능하더라도 차가 아깝다는 생각에 그런 행동은 자제를 요청하고 싶을 만큼의 화려한 내외관 디자인이다.

외관 디자인은 북유럽 특유의 심플함이 돋보인다.

전면부 T자형 헤드램프는 새로운 아이언마크가 적용된 세로 모양의 그릴과 어우러져, 볼보 디자인의 새로운 상징성을 보여준다. '토르의 망치'라는 애칭으로 더욱 유명한 풀-LED 헤드램프는 XC90의 강인한 전면부 인상을 완성해준다.

후면부는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넓어지게 디자인돼 안정감이 느껴진다. 스웨덴의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유선형 LED 리어램프는 볼보만의 유니크한 상징 중 하나다. 크롬장식을 과하지 않게 배치함으로써, 간결함을 강조했다.

실내의 인테리어는 정말 화려하다. 

일반적인 차량을 생각해서 일수도 있지만 과하다 싶을 만큼의 화려함이다. 자동차 보다는 요트의 디자인과 더 가까울만큼의 화려함으로 외관과는 반전되는 매력을 보여준다. 

볼보 XC90 T8 엑설런스 /사진=미디어펜


볼보 XC90 T8 엑설런스 /사진=미디어펜


볼보 XC90 T8 엑설런스 /사진=미디어펜


볼보 XC90 T8 엑설런스 /사진=미디어펜



플래그십 모델답게 뒷좌석과 적제공간을 격벽으로 분리시켜주는 것부터 뒷좌석의 공간감 등 무엇하나 플래그십 모델에 부족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화이트 톤으로 마무리된 가죽으로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이고 리얼우드로 마무리돼 신선함 마저 든다.

센터에 커다랗게 자리한 세로형 9인치 디스플레이는 테블릿 PC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하다.

터치스크린 방식은 마찰을 통한 정전기 방식이 아닌 적외선을 이용하는 방식을 적용해 큰 압력 없이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조작 가능하다.

하단에 위치한 기어봉은 크리스탈로 된 기어봉이어 플래그십의 존재감을 재확인시켜준다. 그 아래로는 운전 중에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는 주행모드 버튼이 자리하고 있다.

다만 너무 버튼을 줄여놔서 조작이 직관적이지 않다는 것은 아쉬웠다. 

실제 운전할 때는 XC90에 볼보가 자랑하는 파일럿 어시스트 II가 탑재돼 있어 편안하게 목적지까지 이동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앞차와의 간격을 사전에 설정된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유지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달리 전방에 감지되는 차량이 없어도 최고 140m/h 속도를 유지하며 차선 이탈 없이 달릴 수 있게 해준다.

또, 기존 차선유지 기능(LKA)이 지원하던 조향지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속도유지구간에 접어들어 이 기능을 활성화했다. 스티어링휠 왼쪽의 키패드에 위치한 재생버튼을 눌러  파일럿 어시스트 메뉴로 이동한 뒤에 기능을 바로 설정했다.

곧바로 스티어링휠에 적극적인 개입이 들어온다. 차량 스스로 차선을 인식하며 위치를 정 중앙에 놓은 채 달린다. 부드럽게 제동하며 앞차와의 간격도 일정하게 유지한다.

볼보 XC90 T8 엑설런스 /사진=미디어펜


볼보 XC90 T8 엑설런스 /사진=미디어펜


손을 뗀 채 주행해도 불안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율주행은 탁월하다. 일부 수입차에선 느껴볼 수 없는 안정감이 전해진다.

큰 차체에도 전후측방을 지원하는 카메라 덕에 손쉽게 주차할 수 있다. 주변의 장애물이나 주위 도로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제한된 공간에서 특히 유용하다.

1억원에 달하는 가격은 XC90을 사려고 할 때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내 가족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 그만큼의 대가는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는 차량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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