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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과 '스마트 팩토리' 엇박자 논란

2019-09-24 14:01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산하기관인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과 '스마트 팩토리'에 대해 다소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정부 내에서도 혼선을 빚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24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중기부는 지난 4월 '노동친화형' 시범 스마트 팩토리 구축사업 벌인다며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공고를 낸 바 있다. 이 당시 중기부 관계자는 "사람 중심의 스마트 팩토리 모범사례를 구축한다"며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면 생산성 제고와 불량률 감소를 기대할 수 있고, 산업재해는 22% 줄어들고 고용이 2.2명 느는 등 일자리 양과 질 면에서 성과가 창출된다"고 설명했다.

중기부의 설명은 대체로 타당하다.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부분은 "고용이 2.2명 는다"는 부분이다. 제조과정에 인력의 개입을 최소화 해 기계가 처리토록하는 것이 현존하는 공장 대부분에 채용된 생산 자동화 시스템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인력이 많이 필요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 기술정책과 관계자는 "2.2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올해 4월까지의 수치이며, 5월엔 3명으로 평균 0.8명 늘었다"며 "어느 파트에 배치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기부 산하기관인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스마트공장 사업관리시스템 홈페이지 내용은 중기부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문자 그대로 '똑똑한 공장'을 의미하는 스마트 팩토리는 기획·설계→생산→유통·판매 등 제조 전 과정을 SW·HW·요소기술 등 ICT로 통합해 기업의 생산성과 품질을 제고함으로써 고객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지능형 공장으로, 생산 자동화 시스템의 진화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 팩토리는 제품개발단계부터 양산, 시장 수요 예측 및 모기업의 주문에서부터 완제품 출하까지의 모든 제조 관련 과정을 포함하며, 수직적으로는 현장자동화·제어자동화·응용 시스템의 영역을 모두 포함한다는 게 스마트공장 사업관리시스템의 설명이다. 따라서 이 역시 이전 단계인 생산 자동화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인력이 필요없음을 시사한다.

이에 중기부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일반인들은 자동화에서 스마트화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둘은 엄연히 다른 것"이라며 "스마트화가 고도화되면 자동화도 따라오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생산의 디지털화를 통해 에러를 찾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게 스마트화지, 생산 자동화 여부는 스마트화와 전혀 관계 없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중기부는 올해 수차례 스마트 팩토리 정책을 입안하며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의 설명과 어긋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6월 3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사람 중심 스마트공장 노사정 협약식에 참석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에서 세번째)와 고용노동부·경제사회노동위원회·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들./사진=중소벤처기업부


지난 6월 3일 중기부는 고용노동부·경제사회노동위원회·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 등 6개 기관과 경사노위에서 '사람 중심의 스마트 팩토리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관련 기관들은 △일터혁신의 필요성에 대한 노사 인식 제고 △사람 중심 스마트 팩토리 확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 △사람 중심 스마트 팩토리 모범사례 창출 등의 과제를 상호 협력해 추진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정부의 스마트 팩토리 조건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부족하고, 무엇보다 주무부처인 중기부 내에서도 부서간 조율이 안 돼 혼선을 빚어 이 같은 사달이 난다는 지적이다.

임종화 청운대학교 교수는 "인식의 차이일 수는 있겠으나, 생산 자동화는 말 그대로 인력 없이 돌아가는 오토메이션(automation)"이라며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은 생산라인의 최소화"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자동화 단계에서도 인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을텐데, 그 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상태인 스마트 팩토리의 경우엔 현장 및 제어의 자동화가 이뤄져 더욱이 심화될 여지가 있다"며 "아직 개념 정리가 덜 된 듯한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중기부의 설명도 모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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