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이 내달 10일로 다가온 가운데, 5개월 전 고배를 마신 토스와 키움 컨소시엄 외 복수의 기업이 신규로 참여 의사를 밝히고 인가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네이버나 SK텔레콤 등 굵직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아 ‘급한 것은 오히려 금융당국’이라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2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내달 10일부터 15일까지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이 진행된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어 세 번째로 인터넷전문은행 영업을 영위하게 된다. 정확하게 어떤 기업들이 이번 신청에 응할 것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 안팎에 따르면 복수의 기업이 인가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신청은 지난 5월 예비인가에서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모두 탈락한 지 약 5개월 만에 다시 진행되는 신청 절차다. 이번엔 토스와 키움 컨소시엄 외에 복수의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전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키움과 토스 측은 아직 참여 여부를 확정짓지 않았지만 여전히 유력 후보군으로 손꼽히고 있다.
한 가지 달라진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당국의 자세가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이번 인가 신청의 ‘흥행’을 원하는 금융당국은 가용한 카드를 모두 동원해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 측 관계자에 따르면 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 신청 기업들에 대한 ‘컨설팅’을 준비하고 있다. 즉, 예비인가 접수 전까지 신청을 받은 뒤 인가 요건 관련 질의·답변, 법률상 인가 요건 설명, 상세 인가절차 등을 중심으로 세부적인 안내를 진행하는 것이다. 신청 업체가 별도로 요청할 경우 보안 유지를 위해 1:1 형식의 컨설팅도 배려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아직까지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ICT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주길 내심 바라는 모습이다. 아울러 유통·전자상거래 기업 등에도 먼저 참여를 독려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잠재적으로 (인가 신청) 의사를 가질 수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직접 찾아가서 인터넷은행에 대한 홍보를 전개할 것”이라고 말하며 적극성을 보였다.
그럼에도 ICT 기업들의 참여율은 아직 저조하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아예 지난 20일 주주총회에서 “현재 인터넷은행 인가를 신청할 계획은 없다”고 공언하기까지 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5월 예비인가에서 탈락한 토스 측은 최근 공개적으로 금융감독원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가칭 ‘토스뱅크’를 준비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당국에서 우리가 수행 불가능한 방안을 제시해 증권업 진출에 어려움이 많다”며 인터넷은행 인가 레이스에 불참할 가능성을 시사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은 금융당국이 ‘컨설팅’보다는 기업들의 입장에서 느껴지는 규제의 벽을 낮추는 작업부터 선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꼽고 있는 규제로는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가 지난 5년간 금융 관련 법령과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한 전력이 없어야 한다는 이른바 ‘대주주 적격성 심사 규정’이다. 이 부분이 폐지되거나 완화되지 않는 한 대기업들의 참여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뭔지 몰라서 인가신청을 망설이는 곳은 없다”고 전제하면서 “기업들 입장에서 매력적인 조건을 갖춰주면 흥행은 자연적으로 따라올 것이기에 당국이 현명한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