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과 LG가 미래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잇달아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중소형부터 대형까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앞세워 시장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에 밀리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의 출구전략도 빨라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총수의 관심 속에 OLED로의 구조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6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시장 재진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디스플레이 코리아’의 기술 선진화 전략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장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했으나 대형 제품 생산라인 구축에는 소극적이었다.
업계에서는 다음 달 중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라인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는 이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약 13조원 규모의 투자가 집행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 라인을 우선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전환한 뒤 10세대 이상 초대형 라인 증설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8.5세대 광저우 OLED 라인 가동을 시작한 LG디스플레이는 ‘OLED 대세화’에 전사적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최고경영자(CEO) 교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축소를 결정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가속화 하고 있다. 경영 상황이 불투명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파주 10.5세 OLED 라인 투자와 연구개발(R&D) 인재 확보 노력은 변함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수익성 저하로 고심이 크다. 중국이 10세대 이상의 대형 LCD 라인은 공격적으로 증설하면서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모두 고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 2분기에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에 7500억원의 역업이익을 냈으나 일회성 수익(약 9000억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2분기 연속 적자다.
최영산 이베트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TV 라인업에 대한 모호한 기술방향성(QD-LCD와 마이크로 LED)을 QD-OLED 투자를 통해 돌파하며 방향성을 잡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는 생존을 위한 WOLED로의 전략 집중을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달 29일 LG화학 기술연구원에서 연구개발 책임자들과 '솔루블 OLED' 개발 현황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LG 제공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미래화 전략’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총수의 관심이다. 최근 일련의 사업 구조전환 결정에 총수의 큰 관심이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산사업장을 찾은 뒤 대형 패널 투자 계획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인다. 중국 패널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임직원들을 격려한 이 부회장은 ”지금 LCD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 기술만이 살 길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6일 정호영 사장을 새로운 CEO로 선임했다. 그룹 정기 인사를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수장이 바뀐 데는 구광모 LG 회장의 결단이 필요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인사는 시장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확보하라는 총수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구 회장은 지난해 9월 사이언스파크와 지난달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해 차세대 OLED 기술 현황을 살피는 등 미래 디스플레이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