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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불안, 산업계 수익성 걱정…'현대기아차'는 미소?

2019-09-27 11:04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중동 정세 급변화와 사우디의 피격 등으로 국제유가가 불안한 모습이다. 

산업계는 수익성 하락을 우려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다. 자동차 업계 역시 면밀한 시장 분석에 나섰다. 하지만 시각 차이는 존재한다. 유가 급등 때마다 북미를 중심으로 자동차 판매실적이 증가했던 만큼 판매회복에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DN8). /사진=미디어펜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에 따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 요소들이 남아 있어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유가 급등 이후 국내 산업계는 비상상황에 돌입했다. 항공과 해운업계의 경우 유가 상승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기아차 역시 국제유가 추이를 주시 중이다. 다만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르다.

상승세가 얼마만큼 지속할지 관건이지만 과거와 비교했을 때 유가 상승 때마다 미국을 중심으로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는 증가했다. 

최근 10년 WTI 추이를 살펴보면 2011년 4월에 배럴당 113.93달러를 기록하며 가격 정점을 찍었다. 이를 기점으로 국제유가가 본격적으로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고유가 시대가 지속에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는 몸집을 줄이며 제품전략을 수정했다.

연비가 좋지 않은 대배기량 고성능차 대신해 낮은 배기량으로 큰 힘을 내는 다운사이징 기술을 적용한 모델을 속속 내놨다. 현대차 역시 이 무렵 배기량 2000cc의 고집을 접고 중형차에 처음으로 1.6리터급(쏘나타 1.6T)을 출시했다. 현대차 역시 '다운사이징'에 합류한 시점이다. 

국제유가 고점을 기준으로 현대·기아차 글로벌 판매 추이를 살펴보면 '고유가 때 판매 상승'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국제유가가 정점을 찍었던 2011년은 현대·기아차 전성기의 시작이었다.

2008년(리먼쇼크) 420만 대 수준이었던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는 2011년 660만 대까지 치솟았다. '기름 덜 먹고 품질좋은 한국차'라는 이미지가 시장에서 적잖은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차가 대규모 리콜(2010년), 동일본 대지진(2011년) 등으로 부침을 겪는 사이 현대·기아차가 사이 반사이익을 누렸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2014년, 현대기아차의 연간 판매가 처음으로 800만 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상황은 새 국면을 맞이했다. 

셰일가스 확산과 디젤 게이트로 인한 전기차 보급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산업수요가 빠르게 감소하자 국제유가(WTI 기준)는 배럴당 26.2달러(2016년 2월)까지 추락했다. 

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DN8). /사진=미디어펜



기름값이 내리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 등 상대적으로 연비측면에서 불리했던 차들의 인기가 반등하며 볼륨모델로 복귀했다. 기름값에 대한 부담이 없어지자 대배기량의 큰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 상대적으로 SUV 라인업이 부족했던 현대·기아차는 역으로 힘든시기를 보냈다. 
이 시기에 현대차와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는 2016년 788만 대에서 2017년 725만 대로 하락했다.

더욱이 주력 시장이었던 중국에서는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도입에 따른 현지의 반발로 판매부진을 겪으며 저조한 실적을 부추겼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판매실적이 유가 소폭상승과 마케팅 전략 개선과 SUV 신차 투입 등의 효과에 힘입어 739만 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800만 대 넘게 찍어내던 글로벌 공장들이 10% 가까이 생산을 줄이면서 고정비 증가 및 수익성 하락을 불러왔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이번 유가 급등 사태를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경쟁사 대비 연비가 좋은 것은 물론이고 2025비전에 맞춰 내연기관의 전동화를 진행중이여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같은 친환경차 부문에서도 뛰어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국제유가 상승세는 산업수요의 증가가 아닌 국제정세 탓에 불거진 생산시설 손실이다. 공급부족은 동일하지만 산업수요가 증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유가 상승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단기 시장변화에 적극 대응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고유가 시대에 현대·기아차가 누릴 수 있는 수혜 대부분이 경쟁자인 일본 메이커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만큼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오히려 관건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산업수요나 공급체계의 변화가 아닌, 국제정세에 따라 불거진 공급부족인 만큼 유가 상승세가 얼마만큼 지속될지가 관건"이라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고유가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군이 다양해졌다.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셈"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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