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출석,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연합뉴스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국회 대정부질문을 ‘대(對)조국질문’으로 불러야 할 판이다. 조 장관이 자택을 압수수색 중인 검사와 통화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다. 내달 1일까지 분야별로 두 차례 남은 대정부질문 역시 같은 양상을 보일 공산이 크다. 야당은 경제 분야에서는 조 장관 일가 사모펀드 의혹을, 사회·교육·문화 분야에서는 조 장관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따져 묻기 위해 칼을 벼르고 있다.
이번 대정부질문을 ‘제2의 조국 청문회’로 규정한 야당의 공세에 기름을 부은 것은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검찰 수사팀장과 통화한 사실을 시인한 조 장관 본인이다. 지난 26일 대정부질문에서 그는 “자택 압수수색이 시작될 무렵 담당 검사 팀장과 통화를 한 적 있느냐”는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에 놀라 제 처가 연락이 왔다. 지금 (처의) 상태가 안 좋으니까 (현장 검사에게) 차분히 (압수수색)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해명했다.
사실상 검찰 수사에 대한 외압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을 두고 여야는 이튿날인 27일 외교·통일·안보를 주제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도 공방을 벌였다. 첫 질의자인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낙연 국무총리를 상대로 “지금 국정 현안 중 최대 현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라며 “본 의원 판단에는 대한민국 최대 현안은 조 장관이다. ‘조국 블랙홀’이 모든 국정 현안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짚었다.
반면 여당은 조 장관을 엄호하는 데 주력했다. 원 의원에 이어 질의자로 나선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질의 시작에 앞선 모두발언에서부터 “조 장관에 대한 야당, 검찰, 언론의 파상 공격이 전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검찰은 조 장관의 가족과 관련된 수사에 특수부 40명을 포함한 200여 명의 검찰 수사관 인력을 통해 갖은 인권 유린적 행동을 하고 있다”고 검찰의 수사행태를 겨냥했다.
◇‘사모펀드·입시 비리’ 등 의혹도
남은 대정부질문은 30일(경제)과 내달 1일(사회·교육·문화) 등 이틀이다. 야당은 경제 분야에서 조 장관 일가를 둘러싼 ‘사모펀드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이 사모펀드 의혹 관련자들을 한꺼번에 소환해 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과 맞물려 야당의 공세 초점도 맞춰질 전망이다. 이와 별개로 ‘재벌 엄벌’에 목소리를 높여 온 조 장관이 ‘황제 보석’ 논란이 있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보석탄원서를 제출한 점도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사회·교육·문화 분야에서는 조 장관 자녀의 입시와 관련한 의혹이 현안으로 꼽힌다. 주요 대학가를 중심으로 조 장관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는 등 민심 이반이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야당의 공세도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위장소송’ 등 조 장관 일가가 운영하는 사학재단 웅동학원에 대한 의혹을 밝히는 데에도 야당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 장관이 ‘버닝썬 사건’ 연루 의혹이 있는 윤 총경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같이 근무한 이력도 대정부질문을 달굴 주요 이슈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