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곧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서울 재건축 아파트가 1년만에 주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해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폭이 서울 아파트값까지 상승 견인해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금주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12%을 기록하며 지난주(0.07%)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재건축 아파트는 같은 기간 0.43% 상승해 작년 9·13 대책 이후 주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직전 최대 상승폭은 작년 8월 마지막주(0.47%)다.
서울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가격 상승을 주도하면서 오름폭을 키웠다. 강남4구 재건축의 경우 송파구가 0.70% 뛰었고, 강남구(0.61%)·강동구(0.56%) 등이 뒤를 이었다.
강남은 개포동 주공1단지와 대치동 한보미도맨션1차 등, 재건축 추진단지가 7000만원~1억 5500만원이 상승했다. 개포동 주공1단지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 매물이 거래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이밖에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와 역삼동 역삼e편한세상 등도 1000만원~2500만원 상승했다. 강동 역시 재건축 단지인 둔촌동 둔촌주공1, 4단지가 1000만원~4000만원이 올랐다. 송파는 신천동 장미1, 2차와 잠실동 주공5단지가 1500만원~6000만원 상승했다.
부동산 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분양가상한제 확대 발표 이후 주춤했던 재건축 아파트 가격의 상승폭이 커지면서 서울 아파트값을 다시 견인하는 모습”이라며 “당초 10월로 예정됐던 민간택지 분양상한제 시행 시점이 정부 부처 간 이견으로 불확실해지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라고 풀이했다.
이어 그는 “주택공급 감소 우려가 커지면서 준공연한이 길지 않은 준신축 단지와 분양시장에 수요가 몰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새아파트마저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거래된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59㎡의 매매값은 23억9800만원이었다. 3.3㎡당 가격이 9992만 원으로 1억원에 가깝다. 7월 같은 크기의 매물이 22억1000만원에 거래됐던 것에 비해 한 달 새 1억8800만원이 뛴 것이다.
반포동 개포동 등의 저층 재건축 대상 아파트나 초고가 펜트하우스(삼성동 아이파크)를 제외하고 3.3㎡당 1억원에 거래된 것은 이 아파트가 처음이다.
이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에 대한 배경과는 대조되인 모습이다.
지난달 1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 장관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한 배경에 대해 "시세가 1억원까지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말을 한 바로 다음날 3.3㎡당 1억원 거래가 성사됐다. 분양가상한제 역설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의 주택규제가 풍선효과로 나타나고 있고 지난 정부 대책들도 그러했듯이 서울 아파트값은 다시 상승할 것"이라며 "잠시 주춤했던 재건축값도 상승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수요자들이 공급 축소 정책에 따른 시장 방향이 결국 상승을 유도할 것이라는 심리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집값의 상승은 인건비, 토지비, 물가 등이 상승함에 따라 자연스레 움직이는 것이기에 규제가 억누른다고 쉽게 잡힐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