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20대 국회 마지막 대정부질문에서도 초점은 조국 법무부 장관에게 맞춰졌다.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사회·교육·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야당은 조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조목조목 제기하고 나섰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조 장관을 향해 야당 측 의석에서는 야유도 쏟아졌다. 반면 여당에서는 패스트트랙 관련 사건 수사에 불응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겨냥했다.
이날 첫 질의자로 나선 주호영 한국당 의원은 이낙연 국무총리를 불러 세웠다. 주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200만 명 참석했다고 주장하는 ‘검찰 규탄 촛불집회’에 대해 “페르미 추정법에 따르면 평방미터당 9명씩 잡아도 5만 명에 불과하다. 200만 명과는 너무 차이가 난다”며 “숫자는 객관적으로 계산 가능한 것인데, 서로 주장이 너무 달라 국민 사이에 엄청난 불신이 초래되고 있다”고 짚었다. 또 “10월 3일 문재인 하야 집회도 대대적으로 열린다. 이 집회에서의 요구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총리는 “물론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주 의원이 “조국 수사과정에서 잘못된 것을 말해보라”고 묻자 이 총리는 “수사 내용이 이례적으로 많이 나오고 있어서 피의사실 공표 논란이 있고, 부분적으로 (검찰이) 과도하지 않은가 하는 여론이 있다”고 했다. 그러자 주 의원은 “적폐청산 사건에서 오히려 피의사실 공표를 조장, 활용하더니, 이제 와서 안 된다고 한다. 우습다”고 꾸짖었다.
주 의원은 “대통령과 조국은 산 권력에 대해 굴하지 말고 법에 따른 엄정한 수사를 하라고 독려하던 분들인데,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태도를 바꿔 수사를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검찰총장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검찰개혁의 요체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다. 그러나 자신들 권력에 대해 수사하니 검찰개혁을 외치며 수사를 막아서는 연출을 한다”고 일갈했다.
주 의원은 조 장관에게도 질문했다. 이 과정에서 조 장관을 ‘조국 씨’라고 부르자 여당 의석에서는 반발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주 의원은 본회의장 대형 스크린에 조 장관에 대한 의혹 22가지를 띄운 뒤 “시간을 충분히 드릴 테니까 본인의 의혹 중 인정 하는것과 인정 못 하는 것을 말해보라”고 했다. 이에 조 장관은 “모든 문제가 수사 대상이고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말을 아꼈다.
조 장관이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대체 조윤선은 무슨 낯으로 장관직을 유지하며 수사받는 것인가? 우병우도 민정수석 자리에서 내려와 수사를 받았다’고 남긴 글을 들어 “본인이 양심이 있다면 (법무부 장관에서) 내려와 수사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주 의원이 묻자 조 장관은 “과거 의견에 대해 제가 교수 시절 쓴 글인 것 같다”며 “다시 성찰하도록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인사청문회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 답변과 달리 등기부 등본에 부친 소유 고려종합건설 이사로 이름이 올라있다는 지적에는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 이사로 등재돼 있다는 것도 이번 기회에 알았다. 부친이 처리한 것으로 추측한다”고 했다. 자택을 압수수색 하는 검사와의 통화에서 장관직을 밝혔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조국입니다’라고 얘기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당시 장관이 아닌 자연인 남편으로서 전화했다”고 했다. 야당 쪽에서는 “내려와 가장이나 하세요” 등 비아냥이 나왔다.
아울러 조 장관은 ‘공직자윤리법 위반으로 입건된 통보를 받은 일 없느냐’는 물음엔 “변호인 말로는 (자택 압수수색 영장에 자신이) 피의자로 적시돼 있지 않다는 말을 해준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민주당에서는 지난 ‘패스트트랙 충돌’로 인해 경찰 소환 통보를 받았으나 불응하고 있는 한국당을 거론했다. 맹성규 민주당 의원이 관련 질의를 하자 이 총리도 “이번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절감한 것은 검찰권과 국가의 공권력을 몹시 존중하는 분들이 왜 조사에 불응하는지, 이율배반은 아닌지 위화감을 느낀다”고 보탰다. 패스트트랙 수사와 관련,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검찰에 자진 출석한 데 대해서는 “정말 검찰권을 존중한다면 검찰 조사에 응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패스트트랙 충돌 과정에서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황 대표는 이날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 문제에 관해 책임이 있다면 전적으로 당 대표인 내 책임”이라며 “검찰은 나의 목을 치고 여기서 멈추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