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상준 기자] 한국닛산이 ‘343’자 분량의 간략한 입장문을 통해 최근 불거진 ‘철수설’을 공식 부인했다. 간략한 입장문에는 ‘한국 시장 철수 반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명시되지 않아 업계에서는 여전히 철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닛산은 철수설을 부인하며, 지속적으로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닛산은 “철수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도, 현재 일본 불매 운동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은 현실임을 인정했다.
한국닛산은 입장문에서 “기존의 사업운영 구조의 재편을 통해,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하고, 한국닛산의 사업 파트너사들과 함께 다시금 건전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명시했으나, 중요한 사업운영 구조 개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한국닛산의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판매 부진이 계속될 경우, 내년 상반기를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에 닛산 한국 철수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31일 부로 용인 신갈에 위치한 닛산 용인 전시장이 문을 닫아, 한국닛산 전시장은 전국 21개에서 20개로 줄어들었다. 또한 전라도권에 유일한 전주 전시장도 판매 부진에 시달리면서 전시장 폐쇄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닛산의 지난달 누적 차량 판매 대수는 46대로 지난 8월 58대보다 판매 부진이 더욱 심해졌다. (통계출처: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닛산은 핵심모델 알티마와 준대형 세단 맥시마를 연달아 투입했으나, 초라한 판매 성적으로 향후 기업 운영을 더욱 어둡게 했다.
닛산의 판매 부진은 일본 불매 운동 여파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허성중 한국 닛산 사장의 경영 능력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허성중 사장은 젊은 CEO로 주목받으며 지난 2017년 1월 한국닛산 사장으로 취임했으나, 이후 지속된 영업 손실을 극복하지 못했고, 닛산의 볼륨 모델 알티마의 국내 출시를 차일피일 미루다 일본 불매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7월 출시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주력 모델인 알티마와 신모델 맥시마까지 판매 부진이 거듭되자, 차량 판매 수당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닛산 영업직 직원들은 최근 눈에 띄게 수입이 줄었다. 익명을 요구한 닛산 딜러 A 씨는 “맥시마 출시 이후 상황이 조금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지난달 차량을 한 대도 팔지 못했다”며 “불매 운동이 계속될수록, 생계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잘 나가던 닛산이 이렇게 무너질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철수설을 부인하는 공식 입장문에 구체적인 계획은 고사하고, 단기적인 회사 운영 방안에 대해서도 명시하지 않은 것은 너무 성의 없고 불친절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최근 수입차 업계에서는 허성중 한국닛산 사장의 안일한 경영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기업 체질개선과 치밀하고 구체적인 향후 계획이 뒷받침돼야만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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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한국닛산의 공식 입장문 전문이다.
한국시장에서의 활동과 관련한 한국닛산의 입장
한국닛산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한국시장에서의 활동을 앞으로도 지속해 나갈 것임을 확실히 하는 바입니다.
한국의 소중한 고객들을 위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임을 다시 한번 약속 드립니다.
하지만, 닛산이 사업운영을 최적화해야만 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 또한 사실입니다.
따라서, 한국닛산은 기존의 사업 운영 구조의 재편을 통해,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하고, 한국닛산의 사업 파트너사들과 함께 다시금 건전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을 경주하는 가운데에서도, 한국닛산은 항상 소중한 고객에게 최고 수준의 제품판매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갈 것입니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