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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실 여성화장품에 인체 유해 탄산납·수은"

2019-10-07 11:29 | 윤광원 취재본부장 | gwyoun1713@naver.com

'조선왕실 화협옹주의 얼굴 단장' 포스터 [사진=국립고궁박물관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18세기 조선왕실 여성화장품에 탄산납과 수은 등 인체 유해 성분이 들어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7일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이하 박물관)에 따르면, 경기도 남양주 삼패동에서는 지난 2015년 시작한 발굴조사를 통해, 조선 제21대 임금 영조 딸이자 사도세자 친누나인 화협옹주(和協翁主, 1733∼1752) 무덤이 확인됐다.

이 무덤은 화협옹주와 남편 신광수를 합장한 묘로, 후대에 남양주 진건면으로 이장하기 전 조성한 것으로 판단되며, 영조가 직접 지은 글을 새긴 지석(誌石)이 발견됐는데, 특히 관심을 끈 유물은 화장품이었다.

석함 안에서 화장품 추정 물질이 있는 청화백자합 약 10점과 분채(粉彩, 도자기에 칠한 연한 빛깔의 무늬) 백자, 목제합, 청동거울과 거울집, 목제 빗 등이 발견됐다.

화협옹주는 영조와 후궁 영빈 이씨의 딸로 태어나 11세에 옹주로 봉작됐는데, 미색이 뛰어났다고 전하나, 후사 없이 19세에 홍역으로 사망했다.

화협옹주 무덤 출토 화장품 성분에서 인체에 유해한 탄산납과 수은 성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박물관은 밝혔다.

김효윤 학예연구사는 박물관이 한국전통문화대, 고려문화재연구원과 함께 16일 여는 '18세기 조선왕실의 화장품과 화장문화' 학술대회에서, 이런 화협옹주묘 화장품 보존처리 결과를 발표한다.

김 연구사는 7일 발표문에서 "청화백자합 5건에 갈색 고체 내용물이 담겨 있었고, 표면에서 흑색 분말이 현미경에서 보였다"며 "밀랍과 기름에 유기물을 혼합, 크림 형태로 만들어 사용한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청화백자합 속 백색 분말은 탄산납과 활석을 1:1 비율로 혼합해 제작했다"며 "분채 자기에 있던 적색 분말에는 수은과 황이 함유됐다"고 언급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또 화협옹주묘 발굴 성과, 조선시대 화장품 분석과 재현, 18세기 화장용 자기 특징과 조선왕실 화장문화, 18세기 중국·일본·유럽 화장품과 화장문화에 대한 발표가 진행된다.

한편 박물관은 오는 31일까지 '조선왕실 화협옹주의 얼굴 단장 - 화협옹주묘 출토유물과 분석연구' 기획전을 열어, 화협옹주묘 유물과 분석 결과를 소개한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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