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의 파크하얏트 부산./사진=호텔HDC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부산 해운대의 한 특급호텔에서 80세 넘은 노인이 객실 욕조에서 미끄러져 쓰러진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당시 객실의 응급 버튼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특히 그날 당직 지배인의 신속한 대응도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추석 연휴에 부산 해운대 파크하얏트부산에 투숙한 A 씨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투숙 후기를 올렸다.
이 글에 따르면 A 씨는 추석 연휴에 자신의 어머니와 88세인 할머니를 모시고 파크하얏트 부산에 투숙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바로 88세인 할머니가 욕조에서 미끄러져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
A 씨의 글에 따르면 "나는 그때 당시 거실에 있었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엄마가 욕실에서 나를 불러 달려가니 할머니는 의식이 없으셨으며 거의 3분 정도 의식이 없으셨던 듯하다"라고 전했다.
특히 그 순간 응급 버튼을 눌렀지만 작동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다시 응급 버튼을 눌러 직원을 호출해 당직 지배인 한 명과 직원 한 명이 5분 정도 후에 객실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직 지배인은 응급조치는 하지 않은 채 "호흡이 있느냐는 질문을 나에게(A 씨) 한번 하고는 그 이후에 다시 똑같은 질문을 하고는 응급차를 불렀다"고 A 씨는 전했다.
A 씨는 "호흡이 있는지 없는지는 일단 기본적인 응급처치 교육을 받았다면 고객에게 다가가 직접 확인하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뒤에 따라온 직원은 CPR(심폐소생술) 키트를 들고 뛰어 왔던데 그 직원은 뭐 하는 것이었지. 그렇게 직원 또한 당황하는 사이에 응급차는 도착했고 베드에 실려 할머니는 응급차에 올랐다"라고 말했다.
더 황당했던 건 A 씨가 다음날 새벽 응급실에서 나와 당직 지배인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그 당직 지배인은 퇴근했다는 것이다.
A 씨는 파크하얏트 부산에 체크인하기 전 할머니의 거동이 불편하므로 여러 사항을 확인하는 메시지를 호텔 측에 보냈다. 하지만 호텔 쪽에서는 메일로 답변을 하지 않아 전화로 재차 확인했다고 A 씨는 전했다.
투숙 당일 호텔이 취한 조치는 '미끄럼방지 매트가 4개'가 전부였다는 것이다. A 씨는 "욕실에 의자가 있지 않아서 불안했지만, 호텔 측에서 준비한 미끄럼방지 매트 4개만 믿고 이용을 하였다"라며 "그런데 그 욕실 바닥이 대리석인데 물이 닿으면 매우 미끄러웠다"라고 말했다.
A 씨는 "대리석이 물에 닿으면 미끄러운 것을 미리 한마디라도 해주거나 아니면 매트를 더 설치해 놓는다거나 하는 그런 조치는 왜 없었을까"라며 호텔 측 대처를 아쉬워했다.
특히 호텔 측으로부터 의자를 설치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장애인 시설이기에 장애인이 아니면 함부로 준비해 두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것이다.
결국, A 씨는 2박 투숙료에 대한 것만 보상을 받고 응급실 비용과 교통비 등에 대해서는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A 씨는 "호텔 측에서는 100% 호텔의 잘못이 아니기에 보상이 안 된다고 하고, 이미 만들어져있는 시설에 대한 사고에 대해서 또한 보상이 안 된다"고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이에 미디어펜은 A 씨 측에게 메일과 쪽지 등으로 추가 문의를 했으나 답변이 없었다. 현재 이 블로그 글은 삭제된 상태다.
파크하얏트 부산 측은 서면 답변을 통해 "파크하얏트 부산에서 유사한 상황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해당 상황에 대해서는 호텔 내부 절차에 따라 처리가 완료됐다"라고 말했다.
응급 버튼이 정말 작동하지 않았는지, 당직 지배인이 직접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등의 사실 확인에 대해서도 "세부적인 질의에 대해서는 고객의 투숙과 관련된 개인 정보이므로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파크하얏트 부산은 호텔 HDC가 소유하고 있으며 HDC산업개발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 호텔 HDC는 서울 삼성동 파크하얏트서울도 소유하고 있으며 강원도 정선에 리조트 파크로쉬, 서울 신사동 안다즈 서울 강남도 운영하고 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