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산출 내역서'라고 써야할까 '산출 명세서'라고 써야할까.
무심결에 쓰고 있는 '바우처제도'와 '보이스피싱'이라는 용어는 그대로 사용해도 좋을까?
유독 경제와 관련된 언어는 복잡하고 어려워 일반 국민들에게 어렵고 멀게만 느껴진다. 이 때문에 종종 표현과 띄어쓰기 등이 헷갈리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9일 미디어펜은 제573돌 한글날을 맞아 순화돼야 할 경제 관련 용어를 꼽아봤다.
우선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내역서는 명세서로 다듬어져 다듬은 말로 쓰이는 것이 옳다.
단어의 정의를 보면 명세서는 물품이나 금액 따위의 내용을 분명하고 자세하게 적은 문서, 내역서는 돈이나 물품의 총계를 내고, 그것을 작게 갈라서 하나하나 밝혀 적은 서류로 같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다만 내역서는 일본식 표현으로 명세서로 다듬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이외에도 바우처제도를 복지상품권제도로, 보이스피싱을 음성사기전화 등으로 고쳐 쓰길 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어려운 금융용어를 쉽게 설명하는 ‘금융용어사전’을 금감원 홈페이지와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에 등재하고 있다. ‘금융용어 개선 제안’ 게시판도 홈페이지에서 함께 운영 중이다.
금감원은 제반(諸般), 산입(算入), 불입(拂入), 이율(利率) 등 금융분야에서 자주 쓰이는 한자어를 각각 △모든 △포함시키다 △납입 △금리 등으로 순화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최근에는 IT기술의 발전과 함께 외래어, 전문용어의 사용도 증가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금융사들은 블록체인, 챗봇 등 새로운 기술 이름을 그대로 차용해 사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종종 쓰이고 있는 용어 ‘클러스터(Cluster)’의 경우 공공언어에서 외국어 자체를 가져와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연합(지구)’ 등의 표현으로 다듬어 쓰는 노력이 필요하다.
금융당국 역시 마이데이터(My Data), 레그테크(Regtech), 섭테크(Suptech) 등의 용어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해당 용어들에 대한 규범 표기는 미확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용어 뿐만 아니라 띄어쓰기 역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2분의 1 가량'은 '2분의1가량'으로 '정도'를 뜻하는 '가량'은 앞말에 붙여쓰는 것이 옳은 표현이다.
금액을 나타내는 표현인 단위 '원'은 앞말과 띄어쓰는 것이 원칙이다. 예를 들어 9355천원은 9355천 원으로 띄어써야 한다. 마찬가지로 ‘1억원’과 같은 표현은 ‘1억 원’으로 고쳐써야한다.
김덕호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경제용어는 유독 어려워 일반 국민들에게 어렵게 다가올 수 있다"며 "보다 친숙해 질 수 있기 위해선 보다 순화된 용어로 사용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