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보험료 카드 납부 불가능한가요? K생명보험은 콜센터에 문의해보니 보험료 카드납부가 안된다고 하네요. 요즘 마트에서 생수 한 병 구매해도 카드 납부가 가능한데 몇십년동안 몇십만원씩 납부하는 보험료가 카드 납부가 안된다니 조금 의아하네요.
금융당국에선 지난해부터 보험료 카드납부를 권장하고 있지만 금융소비자들의 불편은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 보험료 카드 납부 거부는 계속보험료가 많은 대형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보험사들은 카드납부 건수가 늘어날수록 수수료 비용 부담이 커져 수수료 인하 없이는 카드 납부를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4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생보사 카드납 지수는 3.0% 수준이다. 카드납 지수는 전체 수입보험료 가운데 카드 결제 수입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험사가 신용카드 결제를 허용하는 비율이다.
이 가운데 보장성보험은 5.8%, 이어 저축성보험 0.8%, 변액보험 0.7% 순으로 카드 결제가 가능했다.
빅3 생보사 가운데 카드납부를 허용하는 곳은 삼성생명 단 한 곳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계열사인 삼성카드를 이용해야만 납부가 가능했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은 보험료 카드납부를 허용하지 않고 있어 고객들이 카드를 이용한 보험료 결제가 불가능하다.
중소형사의 상황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보험사에서 보험료 카드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KB생명은 저축성보험 신규 가입자에 대한 카드납부를 중단한 바 있다. 미래에셋생명도 지난해 초부터 대면채널을 통해 신규가입한 고객에 대해 카드납부 자동이제 서비스를 종료한다.
이외 ABL·KDB·푸르덴셜·오렌지라이프·IBK국민연금·교보라이프플래닛 등에서는 일절 보험료 카드 납부를 받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보험료 카드납부 필요성을 적극 피력하고 있지만 보험사들은 굳게 다문 팔짱을 풀고 있지 않다.
금융감독원은 보험료의 카드납부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각 보험협회에 보험사별 카드납 지수를 공개하게 했다.
윤석헌 금감원장도 지난해 취임 이후 보험사들이 보험료 카드납부를 확대할 것을 강력히 주문한 바 있다. 또한 생·손보협회에 보험료 카드 결제 현황과 부당 운영에 대한 개선 대책 수립을 지시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보험료에 비해 높은 카드 수수료율 부담을 이유로 꼽으며 카드납을 거부하고 있다.
현재 보험사들의 카드수수료율은 2% 초반으로 지난해 말 12개 생보사의 평균 자산운용이익률 3.42%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보험업계에선 막대한 카드 수수료를 감당하기 버겁다며 수수료 인하 없이는 보험료 카드납을 허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상품은 보험료 납입기간이 10년 이상"이라며 "월 보험료 규모 또한 커서 보험료 납부를 카드납으로 하게되면 카드납 수수료 부담이 매우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카드사에선 초회보험료 뿐만이 아니라 추후 신생 가입료까지 누적으로 수수료를 챙겨갈 것"이라며 "시간이 갈수록 불어나는 금액이 보험사에선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카드사들은 보험사들이 요청하는 수수료율은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이라며 협의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와 적절한 타협점 찾는다면 좋은데 보험사에서 요청하는 수수료율은 원가도 안되는 수준"이라며 "카드사도 적자를 보면서 진행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험사도 카드 납부를 통해 수납효과가 높아지는 등 플러스 요인이 많이 생길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지금까지 보험사 입장에서 손해볼 것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버티기 전략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