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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분양가 통제·임대후 분양 제동…정비사업장 '난항'

2019-10-15 13:28 | 손희연 기자 | son@mediapen.com
[미디어펜=손희연 기자]정부의 고강도 재건축·재개발 시장 규제로 도시정비사업장들이 시름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일부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 지자체로부터 사업 제동이 걸리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HUG의 분양보증승인을 받은 재개발 단지가 지자체에 발목 잡히면서 분양이 지연되거나,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가 추진하고 있는 '일반분양분 통매각 후 임대' 방식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고양시는 경기도 고양시 능곡1구역 재개발 단지 입주자 모집 공고 승인을 하지 않았다. 고양시가 승인하지 않은 이유는 해당 조합이 제시한 분양가격이 주변 아파트 시세와 최근 분양된 단지보다 높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고양시는 "조합이 신청한 일반분양가가 인근 유사아파트 주변시세 및 최근 분양이 완료된 지역에 비해 분양가가 너무 높게 신청돼 승인 시 고양시 전체적인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앞으로도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시민들에게 큰 부담과 함께 좌절감을 안겨줄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해당 조합은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분양보증 금액인 3.3㎡당 평균 분양가 1850만원으로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고양시는 지난 6월 한국감정원에 의뢰한 ‘고양시 뉴타운 사업성 검증 용역’에서 조사한 일반분양 평균가격인 3.3㎡당 1608만원을 제시했다. 지난 30일 고양시가 해당 조합에 일반분양가 조정 권고를 했으나, 조합에서는 HUG에서 주택분양보증서를 발급받아 분양보증한 이상 적정가격임을 주장하면서 받아 들이지 않았다. 고양시와 조합이 분양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능곡1구역 재개발 사업은 총 643가구로 이중 조합원(305가구), 보류세대(12가구), 임대주택(67가구)을 제외한 일반분양 가구가 259가구다. 전체 가구 주택유형이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85㎡) 이하이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조감도./사진=미디어펜 DB.


분양뿐만 아니라,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 사업 추진에 있어서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퇴로가 차단됐다.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원베일리) 재건축 조합은 당초 일반분양을 계획했던 346가구를 통째로 기업형 임대사업자에 매각하기 위해 입찰 공고에 나섰다. 이는 HUG의 분양가 통제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을 피하기 위한 우회책으로 `일반분양분 통매각 후 임대`라는 묘책을 내놓은 것이다. 현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원베일리)와 더불어 송파구 신천동 ‘잠실미성크로바’ 재건축, 종로구 세운지구3구역 재개발 등에서도 검토하던 사업 방식으로 알려졌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는 최근 정부가 관리처분인가 계획을 받은 단지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6개월 유예하면서 상한제 적용을 피할 수 있는 대표 단지로 꼽혔다. 그러나 상한제 적용을 피하게 되더라도, HUG의 분양보증 승인을 받아야 하고 주변 시세보다 훨씬 낮은 분양가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통매각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3.3㎡당 5000만원 안팎에 정해질 것으로 전망하는데 주변 아파트 시세는 3.3㎡당 8000만~9000만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우선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법령 18조 6항을 근거로 삼는다. 주택건설사업자는 주택법에 따른 입주자 공개모집 등의 절차에 따라 분양해야 하지만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옛 뉴스테이) 또는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8년 이상 임대)을 운영하려는 임대사업자에게는 주택을 우선 공급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명시돼 있기 때문에 '일반분양분 통매각 후 임대' 방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토부, 서울시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에 따라 분양 물량은 매각이 아닌 분양을  해야 한다며 통매각 방식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건축·재개발 단지를 제외한 민간 주택 공급사업자는 일반분양을 임대로 돌리는 우회로가 아직 가능하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 단지인 '한남더힐'과 '나인원한남'도 수십억 원대 임차보증금을 받고 선임대 후분양으로 돌리는 구조를 택한 사례가 있다.

이같이 향후에도 지자체로 인한 정비사업장들의 입주자 모집 지연, 사업 지연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게 지자체가 제동을 거는 것"이라며 "분양가격이 높게 산정돼 시장에 나오면 주변 집값이 상승할 수도 있다는 우려로 인해 이를 미리 방지하겠다는 지자체의 움직임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서울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통제하면서 집값 과열을 누르겠다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서울 주요 도시정비사업장 중에서 일반 분양 방식과 다른 통매각 후 임대를 진행하게 되는 사례가 있으면, 재건축 시장 내에서 이같은 사업 방식을 선택할 사업장들이 다수 생겨날 가능성도 있어 정부와 지자체가 미연에 방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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