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연합뉴스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튿날인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법무부 등 5개 기관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국감에서 여야는 검찰개혁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나섰지만, 야당은 조 전 장관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국감장에는 조 장관이 장관직에서 물러나면서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대신 출석했다.
조 전 장관 사퇴로 다소 원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관측됐던 국감은 초반부터 자료제출 요구 등 신경전이 벌어졌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국을 검찰개혁을 한 장관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주기 위해 법규를 위반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법무부 예규에 검사 파견 심사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지침을 제정할 때 관계 기관 의견조회를 받게 돼 있는데, 절차를 무시하고 지침을 제정하려 하자 법무심의관실에서 검찰국으로 위법하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검사를 직무에서 배제했다. 여러분들이 그렇게 적폐라고 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짙은 사안”이라며 “그 공문을 제출해달라”고 말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검찰 특수부 축소와 관련한 안건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는데 입법예고가 생략됐다.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행령 40일간 입법예고를 해야 하는데, 국민적인 의견수렴 없이 통과됐다”며 “법제처에서 유권해석이 왔는지에 대한 법적 근거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자료제출 요구로 공세를 펼치자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인들에게 윽박지르듯 하지 말자. 직접 증인에다 대고 (자료) 내놔라 라는 식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당 이철희 의원은 “조국 장관은 계셔도 문제, 사퇴해도 문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본 질의에서 조 전 장관 일가가 받는 의혹에 초점을 맞췄다. 이은재 한국당 의원은 “온 가족이 각종 부정과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범죄피의자가 되자 헌법과 형사 정의를 수호해야 할 법무부 장관으로 35일간 재직하면서 검찰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검찰권을 무력화했다”고 겨냥했다.
장 의원은 검찰개혁안이 발표된 의도와 시기, 방법 내용 등을 조목조목 짚은 뒤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검찰개혁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검찰 특수부 축소와 관련해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목적을 가진 것”이라며 “검찰총장의 권한을 뺏도록 하는, ‘윤석열 식물화’하자는 것 아니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영남 지역 특수부가 부산지검이 아닌 대구지검에 남게 된 부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권력형 비리 발생 가능성이 대구가 높냐 부울경이 높냐”라며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 형평성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따졌다. 그는 “검찰에 국민이 부여한 권한은 권력형 비리, 지도층 부정부패 등을 엄단 처단하는 것”이라며 “사회 정의 구현이 기관의 본질이자 사명”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법무부의 탈검찰화나 특수부 폐지 등 검찰개혁 내용에 집중했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주요국들은 법무부 장관 출신이 대부분 변호사와 판사 등으로 검사 출신은 찾을 수 없다”고 했다.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검사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서도 “(검찰에 대한) 외부통제 기능을 하려면 감찰담당관은 검찰이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금태섭 의원도 “검찰개혁의 핵심은 수사권과 기소권, 형 집행권까지 가진 검찰 권한의 축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