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아시아나항공이 본입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분리매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동안 ‘통매각’을 고수했던 산업은행 측이 다른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17일 항공 업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통매각을 원칙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매각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협의될지 알 수 없다”며 분리 매각 가능성을 언급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분리매각 쪽 의견이 우세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비용이 만만치 않고 항공 업계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했을 때, 인수자 입장에서 통매각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수 후 6조원에 육박하는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을 갚아야한다는 점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인수자의 자금이 빠듯할 경우 자칫 ‘승사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 상태다.
특히 자금 동원이 원활한 대기업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통매각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아시아나항공이 16일 도입한 A350 10호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는 인수후보는 애경그룹과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 컨소시엄, 사모폰드 스톤브릿지캐피탈이다.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애경그룹은 현재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컨소시엄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애경 측은 “확정된 사안은 아니고, 여러 검토 업체 중 하나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이밖에도 현대산업은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또 KCGI는 뱅커스트릿 PE와 컨소시엄을 맺었다.
일각에서는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기업들 외에 기업이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최근 코웨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SK그룹이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금호산업과 산은은 다음 달 초 본입찰을 진행한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해 연내 매각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연내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금호산업이 보유 중인 주식을 산은 등 채권단이 대신 처분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당장 ‘분리매각’ 쪽으로 방향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본입찰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분리매각으로 노선 변경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