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시공사(효성·진흥·동부토건)건설중인 울산 중구 B-05구역 주택재개발 견본주택/사진=울산 중구 B-05구역 조합원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울산 중구 B-05구역이 시공사 재선정에 따른 거센 후폭풍을 맞을 전망이다. 조합과 기존 시공사 간 줄소송이 예고된 가운데 수천억원 대 달하는 금융부담까지 떠안으며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울산 중구 B-05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오는 26일 임시총회를 개최해 ‘시공사 계약 해지의 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조합은 지난 2014년 효성중공업ㆍ진흥기업ㆍ동부토건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며 일반분양을 준비하던 중 동부토건이 지난 7월 회사 여건상 공동도급지분 40%를 효성에 지분양도검토를 요청하자 조합은 시공사 모두를 교체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기존 시공사는 ‘시공사 지위 확인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동부토건의 지분양도 검토는 철회됐고, 도급계약의 효력과 조건은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소송전이 길어질 경우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의 경우 2년전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할 당시만 해도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사업’이라며 기대를 모았지만 조합원 간 갈등이 소송전으로 이어졌다.
결국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은 관리처분인가 무효 판정을 받았고, 당장 이달부터 예정됐던 이주일정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소송전이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울산 중구 B-05구역의 대주단 (수협은행·디비금융투자·현대라이프생명보험·흥국생명보험)은 “동부토건의 지분양도 철회로 시공사 컨소시엄의 변동 가능성이 해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사전동의 없이 조합이 시공사 해지 절차를 진행하거나 의결하는 행위는 ‘사업 및 대출약정상 기한의 이익상실’ 사유에 해당한다”며 “시공사 재선정 절차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조합은 사업비 대출금 2200억원과 중도상환 수수료 1%(22억원), 시공사 대여금 142억원 등을 즉시 상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업비 대출 승계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조합은 당장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로부터 2300억원 이상 입찰보증금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시공사 선정 이후 금융비용을 지원하겠다는 식의 확약서 문구만으로는 결코 리스크를 해소할 수 없다.
하지만 조합이 이번 입찰에 책정한 보증금은 30억원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시공사 선정 총회 이후에 납부하는 조건이다.
조합 등에 따르면 현재 조합사업비 잔고는 약 13억으로, 금년 11월경 모두 소진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울산 중구 B-05구역 시공사 재선정과 관련해 득보다 실이 많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일부 조합원들은 기대하는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프리미엄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면서 “기존 시공사와 소송전이 장기화됨에 따른 불필요한 비용 발생과 사업지연, 여기에 수천만원에 달하는 대출금까지 감안하면 조합원들의 손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