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즈 서울 강남의 안다즈 스위트 거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지난 9월 오픈해 단번에 강남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은 안다즈 서울 강남(안다즈 서울)에 얼마전 투숙해 봤습니다. 그동안 이 호텔을 방문해 객실을 둘러보고, 커피를 마시고, 식사한 적은 있지만, 투숙을 해보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픈 한지 2개월 정도 됐는데, 그동안 얼마나 안정화 됐는지가 궁금했습니다. 주관적인 관점에서 실제 투숙기를 적어봅니다.
가다
당일 오전 호텔에 전화를 걸어 룸 준비가 언제쯤 되는지 물어봤습니다. 이날 만실이어서 언제 룸이 준비될지 확답을 드리기 힘들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점심 먹을 즈음, 호텔 측에서 전화가 와서 룸이 준비됐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2시쯤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원래 체크인 시간은 오후 3시이지만, 그 시간대는 체크인하려는 고객들로 매우 붐빌 것으로 예상해 좀 일찍 갔습니다.
이 호텔은 투숙객에게도 주차비 1만원을 받습니다. 단 발렛파킹을 맡기고 제휴카드가 있으면 추가 요금이 없습니다. 다행히 제휴카드가 있어 발렛파킹을 맡겼습니다.
그런데 발렛파킹 직원의 첫 마디 "제휴카드 있으시죠?"
보통 호텔에 발렛파킹을 맡기면 "발렛 하시겠습니까?", "어느 업장을 방문하셨습니까?", "투숙하시는 건가요", "제휴카드 있으신가요 없으시면 얼마의 요금이 나옵니다" 등의 멘트를 하는데 이 호텔 발렛 직원들은 좀 남다르다고 느꼈습니다.
호텔 직원이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당일 투숙객의 이름을 파악하고 짐을 들어주는 '환대' 서비스는 매우 좋았습니다. 그러나 직원들의 경력이 많지 않다보니, 어딘가 어색하고 노하우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안다즈 서울 강남의 안다즈 스위트 침실./사진=미디어펜
그런데 웰컴 드링크를 마시며 체크인을 하는데 안다즈 서울의 좌석이 좀 특이했습니다. 직원은 서 있고 고객은 앉아서 체크인하는데 직원이 고객을 내려다보는 구조입니다. 모든 좌석이 그런 건 아니었지만 제가 앉은 좌석은 그러했습니다.
지내다
투숙한 방은 '안다즈 스위트'. 전체 241개 객실 중 25개 객실이 스위트룸이며 '안다즈 스위트'는 스위트룸 중에 제일 낮은 등급의 룸입니다.
객실 인테리어는 한국 전통의 보자기를 모티브로 네덜란드의 디자인 스튜디오인 '피에트 분'이 맡았습니다. 바닥은 마루 소재이며 침실과 거실이 분리된 구조였습니다. 화장실과 욕실이 분리된 점도 좋았습니다.
모바일 시대에 맞게 곳곳에 플러그를 비롯한 USB를 꽂는 곳을 설치한 배려도 좋았습니다. 많은 호텔들은 객실에서 창문을 열 수 없는 구조인데, 이 호텔은 창문을 열 수 있다는 게 큰 메리트로 보였습니다.
안다즈 서울 강남 객실에 비치된 기가지니./사진=미디어펜
특히 KT의 기가지니가 전 객실에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지니야 조명 꺼줘", "지니야 커튼 열어줘"라고 말하면 정말 그렇게 됐습니다. 신기할 정도로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또 전 세계 안다즈 호텔은 주류를 제외한 미니바 음료와 과자 등이 무료입니다. 특히 안다즈 서울의 미니바는 다른 도시의 안다즈 호텔보다 미니바에 음료와 과자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안다즈 서울은 저녁 시간에 전 투숙객 대상 해피아워를 진행하지 않는 배경도 큰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호텔은 구두 광택 서비스도 무료입니다.
그런데 객실에 우산이 없어 물어봤더니 워낙 고객들이 많이 가져가서 필요한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객실에 비치된 우산은 가져가면 안 됩니다. 만약 가져가면 추가 요금이 나갈 수 있습니다.
호텔 디자인이 워낙 괜찮다 보니 룸서비스 메뉴판도 가져가는 고객이 있다고 하네요.
안다즈 서울 강남 객실의 미니바./사진=미디어펜
먹다
호텔 투숙의 꽃은 '조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다즈 서울은 오전 6시 30분부터 조각보 레스토랑에서 진행합니다. 크게는 핫 푸드와 콜드 푸드로 나눠져 있습니다. 제가 투숙한 날은 만실이다 보니 오전 6시 30분부터 고객들로 붐볐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계란 요리를 만드는 코너가 유독 체증이 심했습니다. 총괄 셰프로 보이는 외국인 셰프는 주방 밖에서 직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지켜보고 직원들은 허겁지겁 오믈렛과 계란 후라이를 만들기 바빴습니다.
일반 특급호텔에는 계란 요리의 수요가 워낙 많다 보니, 그것만 전담하는 셰프와 코너가 있는데 이 호텔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핫 푸드 코너에는 계란 요리를 주문하는 사람과 다른 뷔페 요리를 가져가려는 사람들로 얽히는 구조로 보였습니다.
안다즈 서울 강남 조식 레스토랑에 이른 아침부터 고객들로 붐볐다./사진=미디어펜
또 오믈렛을 만들 때 고객에게 어떤 재료를 넣을지, 알레르기가 있는지 등을 묻는데, 이 호텔은 그냥 모든 재료를 넣어 만들었습니다. 거기다 이날은 단체 고객이 있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오믈렛과 계란 후라이를 미리 만들어놓고 있었습니다. 계란 요리는 주로 주문하면 만드는데, 여기는 아직 숙련도가 떨어져 보였습니다.
우유는 다섯 종류나 있었고 요거트도 그릭 요커트를 제공하는 등 식자재에 남다른 신경을 쓴 거 같았습니다. 특히 과일의 당도가 매우 높아 놀랐습니다. 최상품의 과일을 쓰는 거 같았습니다.
접시를 빨리 치우고 냅킨을 정리하고 수저를 교체하는 등의 직원들 서비스도 합격점이었습니다. 단 그들의 행동에서 어떤 노하우나 연륜은 아직 묻어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상당수 직원들의 경력이 짧아 보였고 열심히 하려고는 하나 노하우는 좀 부족해 보였습니다.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는 오믈렛 등 계란 요리를 미리 만들어 놓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안다즈 서울에 투숙하며 느낀 결론은 신규 오픈한 호텔치고는 이른 시간에 안정화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직원들의 연령대와 경력은 짧아 보였지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수영장이나 사우나에 시계도 없고 시스템상 개선해야 할 부분들도 여럿 보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지만 직원들의 노련미가 아주 아쉬운 투숙 경험이었습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