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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국무회의 통과…핀셋규제 통할까

2019-10-22 13:02 | 손희연 기자 | son@mediapen.com
[미디어펜=손희연 기자]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22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이르면 이달 안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을 동(洞) 단위로 ‘핀셋’ 지정하기로 밝힌 가운데 상한제 적용을 받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간 분양가 격차가 커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비롯한 안건 33건을 심의·의결했다. 개정안은 문재인 대통령 재가를 거쳐 관보 게재와 동시에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동안 공공택지에만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했다. 민간택지의 경우 상한제 지정 요건이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국토부 전경/사진=미디어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요건 관련 내용을 담은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은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 초과한 지역’ 등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과천시·광명시·성남시 분당구·하남시, 대구 수성구, 세종시 등 전국 31곳이다.

이들 지역 중 ‘직전 1년간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초과한 곳’ ‘직전 2개월 모두 평균 청약경쟁률이 5대 1 이상인 곳’ ‘직전 3개월 주택 거래량이 전년 동기의 20% 이상 증가한 곳’ 가운데 하나의 요건만 충족하면 대상이 된다. 현재 투기과열지구 31곳은 모두 상한제 적용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는 게 국토교통부 설명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거치면 즉각 적용 지역 지정이 가능하다. 주거정책심의위는 위원 25명 가운데 국토부 장관과 기획재정부 1차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당연직이 14명에 달하지만 연구원·교수 등 나머지 11명의 민간 위원 등에 대해 심의 내용을 전달하고 설명하는 절차에 통상 2주 정도가 소요된다. 따라서 이를 감안하면 내달 초에 대상 지역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국토부는 상한제 적용 지역을 전국 시·군·구 단위가 아닌 동(洞) 단위로 ‘핀셋’ 지정하기로 발표했다. 분양가 규제 회피를 위한 ‘후분양’을 하는 단지가 많은 시·군·구부터 우선적으로 들여다 볼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계속 제기됐던 공급 위축 등 부작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동(洞)별로 핀셋 규제에 나서는 것. 이에 업계에서는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을 비롯한 비강남권 일부 지역이 사정권에 들 것으로 예상한다. 

개정안은 또 수도권 지역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전매행위 제한 기간을 최대 10년까지로 강화했다. 분양가격이 시세의 100% 이상일 때 5년, 80~100%일 때 8년, 80% 미만인 경우 10년이다. 전매제한 기간 동안 이사나 해외체류, 이혼 등으로 불가피하게 집을 팔때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우선 매입한다. LH는 이를 통해 매입한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우선 공급하고 필요에 따라 수급조절 용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거주의무기간을 두는 방안도 추진된다. 지난달 말 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신도시 등 공공택지처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에도 분양가 수준에 따라 최장 5년의 거주의무 둔다. 하지만 향후 국토부는 공공택지보다 짧은 2~3년 안팎의 의무기간을 두는 방향으로 관련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동(洞) 단위 ‘핀셋’ 규제에 대한 부작용 우려가 제기된다. 동별로 상한제 지역을 지정할 경우 상한제 적용을 받는 지역과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지역간 분양가 격차가 커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또한 현행 ‘공공주택 특별법’과 해당 법의 시행령을 보면 최초 입주가능일부터 90일 이내 입주한 뒤 거주의무기간을 채우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에 따라 입주자는 아파트 준공 직후부터 입주해 의무기간을 충족해야 한다.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이 같은 규정이 적용된다면 상한제를 적용받는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신축 아파트 전세가 사라져 수급불균형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상한제 동별 지정으로 서울 자치구 내에서도 분양가격이 극명하게 차이가 날 것이다"며 "이에 비규제 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 집값이 뛰거나, 전매제한이나 거주의무기간이 있다고 해도 분양가격이 기존보다 훨씬 저렴해져 청약시장 과열과 전세가격 오름세 등 여러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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