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경제공동체이자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수사 착수 58일 만인 24일 구속되면서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여론의 시선이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에 쏠리게 됐다.
지난 두달 간 '조 전 장관을 수호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여왔던 더불어민주당은 "사법 절차를 지켜보겠다"면서 말을 아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은 "이제는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차례"라고 밝혔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이날 별도의 논평을 내지 않으면서 사실상 침묵을 이어갔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논평 낼 일이 아니다. 영장 발부가 유무죄를 확정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사법절차를 보며 필요하면 입장을 내든지 하겠다. 현재로서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 또한 한 라디오 방송에서 "장관에서 퇴임했고 영장 발부가 유무죄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후 사법절차를 보면서 공당이 관여하고 입장을 내는 게 맞다고 본다"며 선을 그었다.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 교수 구속이 검찰의 잘못된 수사 관행을 가릴 수는 없다. 수사 기밀 유출과 여론 재판으로 한 개인의 범죄를 완성하는 검찰의 잘못된 관행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입시비리와 불법 사모펀드로 대한민국 공정과 경제 질서를 무너뜨린 범죄의 중대성, 컴퓨터 하드디스크 은닉 등 명백한 증거인멸 시도 등을 고려하면 구속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검찰은 대통령까지 나서서 비호한 '살아있는 권력 조국 가족'에 대한 엄정한 수사로 법앞의 평등이 살아있음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김 대변인은 "이제 국민 앞에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던 조국의 거짓말과 국민 기만의 민낯을 밝히기 위해 '조국 가족 범죄단'의 주요 공범인 조국에 대한 수사가 이루어질 차례"라며 "검찰은 공정과 법치를 다시 세운다는 각오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진실을 밝히는데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 또한 이날 논평에서 "검찰은 정씨에 대한 구속을 계기로 조국 일가의 비리를 입증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는 한편,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해야 한다"며 "조국에 대한 특별 배려는 있을 수 없다. 부인 혐의 공범으로 의심받고 있고 본인을 둘러싼 의혹도 많기에 수사 초점은 이제 의혹덩어리 조국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김 대변인은 정 교수 구속에 대해 "부정덩어리의 극치, 조국 부인 정경심씨에 대해 구속이 이뤄졌고 정의의 여신도 박수 칠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하면서 "18명의 초호화 변호인단도, 공정과 평등을 위해 두 눈을 안대로 가린 정의의 여신상 앞에 무너졌다"고 밝혔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경제공동체이자 부인인 정경심(왼쪽) 동양대 교수는 23일 열린 자신의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임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두했다./사진=(좌)미디어펜,(우)연합뉴스
법조계는 정 교수와 부부로서 경제공동체인 조 전 장관이 검찰 칼날을 피할 수 없을 뿐더러, 오히려 함께 묶여있는 혐의가 다수로 구속기소까지 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익명을 요구한 고등법원 한 현직판사는 이날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정경심 구속영장 발부로 1차적인 사법적 판단이 내려졌고 조국 수사 정당성에 힘이 실리게 됐지만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진 것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는 조국과 관련해 청와대, 민변, 대법원장 어디서든 사법부 판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실체적 진실이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며 "정의롭고 공명정대한 판결을 위해 조국 일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가 더 정밀하게 낱낱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누가 봐도 명백한 증거인멸 시도가 지난 몇달간 이루어졌다"며 "검찰은 재차 조국 일가에 대한 핸드폰 및 계좌 수색영장을 요청하고 법원은 이를 발부해서 돈 거래, 자금 흐름에 대해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검찰 출신의 법조계 인사는 "조국 소환조사가 임박했다"며 "법원 또한 혐의가 상당부분 소명됐다고 판단내려 검찰의 '과잉수사' 부담을 털면서, 정경심에게 적용한 혐의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조국이 위태롭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10억원 이상의 돈이 고갔다는 것을 남편이 몰랐다는 것을 누가 믿겠느냐"며 "지금까지 나온 수십가지 혐의 중 조국이 직접 관여했거나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혐의만 최소 4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조국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당시 정경심이 배우자로서 무자본 인수합병 세력에 차명으로 거액을 투자하고 그로 인한 불법적 수익을 은닉하는 등 사안이 중대하다"며 "검찰은 이르면 이번주 주말 조국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