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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위험’ 미국산 머릿고기 수입 급증

2019-10-28 10:10 | 윤광원 취재본부장 | gwyoun1713@naver.com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 [사진=김현권 의원 페이스북]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광우병 위험물질 오염 가능성이 큰 미국산 소 머릿고기(볼살)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국산 머릿고기는 지난 2012년 4만 9332kg이 수입됐다가, 그 해 미국에서 비정형 광우병이 발생하자 2013~2015년 3년 간 거의 수입되지 않았다.

그러나 2016년 1만 8235kg 수입이 재개된 데 이어, 2017년에는 앨라배마주에서 비정형 광우병이 확인됐음에도 15만 1490kg이 수입됐고, 지난해에는 3만 6934kg이 들어왔으며, 올해 들어서는 9월까지 작년 전체 수입량보다 더 많은 5만 7024kg이 도입됐다.

김현권 의원에 의하면, 서울 마장동 소재 수입 축산물 유통업체가 들여 온 미국산 소 머릿고기를 대기업 식자재 업체 등을 거쳐 급식업소나 소매업소에 유통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가운데, 2005년부터 금년 9월말까지 크로이츠펠트야곱츠병,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국내 프리온질환 의뢰 검사와 양성판정 결과가 2012년 이후 크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뇌척수액 단백질 검사 실적은 2011년 78건에서 2017년 198건, 2019년에는 9월까지 163건으로 증가했고, 양성판정 건수는 같은 기간 37건, 75건, 81건으로 늘었다.

혈액유전자 변이 검사 역시 비슷한 패턴이다.

특히 국내에서도 인간광우병과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노인치매증세 환자 숫자가 보건복지부 전망으로 2020년 84만명, 2030년 127만 2000명, 2050년 271만명 등으로 예상되고, 이로 인한 연간 의료비용도 같은 기간 18조 9000억원, 38조 9000억원, 134조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형편임에도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 오염 가능성이 큰 미국산 소 머릿고기를 광우병 발병국인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것.

미국산 소 머릿고기는 구이보다는 수육, 설렁탕, 소머리국밥, 곰탕 등에 주로 쓰인다. 

2017년 한 해 미국에서 수입한 소 머릿고기는 150톤으로, 이는 곰탕과 국밥 등을 1주일 평균 100그릇씩 제공하는 417개 학교급식, 구내식당 등에 1년 동안 200만 그릇을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다.

소 머릿고기는 광우병 SRM에 오염될 가능성이 커서, 오래 전부터 국제사회에서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6년 4월 플로리다주립대 킨춘 라오 교수와 윤화페기셰이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기계적 회수육 또는 머릿고기가 함유된 버거와 미트파이 등의 빈번한 소비는 인간광우병의 증가와 연관돼 있는데, 주로 광우병 유발물질에 오염된 쇠고기 기계적회수육과 소 머릿고기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2008년 11월~2009년 12월 영국 브리스톨대학이 실시한 연구결과, 소 머릿고기의 도축 당시와 소매유통 과정에서 각각 0.015mg과 0.022mg의 중추신경계 조직이 검출됐다.

특히 생후 12개월이 지난 소의 머릿고기는 영국에선 SRM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 미 농무부 산하 식품안전검역청은 머리나 볼살 고기는 두개골이 쪼개지거나 갈라지기 전에 고기를 발라내지 않으면 중추신경계 조직이 포함될 수 있다면서, 작업도중에 소 머릿고기와 볼살이 뇌 또는 중추신경계 조직에 오염되곤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농식품부 검역정책과 관계자는 "현행 수입위생조건에 따르면 소 머릿고기는 SRM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수입을 문제삼을 수 없고, 현지 도축장 점검이 그나마 현실적 방법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문제는 현지 도축장에 대한 현지 점검과 관리인데, 우리 검사팀이 하는 게 아니라 미국측이 통보한 사실을 그냥 수용하고 있을 따름으로, 소 머릿살을 미국의 도축장에서 잘 처리하고 있는지 관리, 통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하루에 수백 마리를 대량 도축하는 미국의 수출용 도축장에서 가장 위험한 머리 부위에서 소 머릿고기를 제대로 떼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다른 부위에 비해 어려워서, 당국이 주의를 기율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유럽에선 매우 까다로운 규정을 만들어 놓았지만 실제 유통 중인 소 머릿고기에서 중추신경계 조직이 검축됐고, 두개골의 구멍을 밀봉하지 않았을 대와 하역.운송 시 오염이 더 늘어난다는 실험결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점검하는 미국 현지 작업장 숫자는 2008년 이후 계속 줄다가, 미국에서 비정형 광우병이 재발한 2017년 다시 크게 늘었느나,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4곳에 불과하다"며 "이래서야 감시.감독이 제대로 되겠느냐"고 질타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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