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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가득한 지방 주택시장…서울과 온도차 극명

2019-10-28 11:37 | 손희연 기자 | son@mediapen.com

대전광역시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사진=대전광역시.


[미디어펜=손희연 기자]서울 주택 시장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 주택 시장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서울 집값은 지난해보다 하락폭이 줄면서 최근에는 상승세로 전환돼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지방은 지난해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특히 청약 시장 내에서도 서울과 지방의 온도차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방은 미분양이 늘면서 주택시장 침체의 늪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지방 부동산 시장의 온도차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10월 21일 기준)은 0.08%로, 17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방도 -0.01%에서 상승 전환해 0.01%로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 1월~10월 누계액을 보면 서울과 지방 간 집값의 양극화가 커졌다. 서울의 올해 매매가격 변동률 누계액(10월 21일 기준)을 보면 -1.02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 집값은 7.16%로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문제는 지방의 집값 하락폭이 커졌다는 점이다. 지방은 올해  매매가격 변동률 누계액이 -3.18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4보다 하락폭이 늘었다.

지방 집값 하락폭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문제는 미분양 물량이 늘면서 분양시장 적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미분양 주택현황 자료를 보면 올 8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6만 2385가구다. 이중 지방에서만 5만2054가구가 분포해 약 83.4%의 미분양 물량이 지방에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지방의 입주율은 양극화가 더욱 심화된 모습을 보였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9월 서수도권 85.7%(서울 90.4%), 지방 74.5%를 기록했다. ­제주권(62.1%), 광주·전라권(77.2%), 대구·부산·경상권(74.4%) 등 충청 이남 지역의 입주율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나 지방의 입주여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경남(57.6) 지역의 경우 입주물량 부담, 지역경기 침체 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작년 10월 이후 12개월 만에 50선을 기록했다. 입주율은 조사 당월 입주 기간이 만료된 분양 단지 가운데 잔금까지 모두 낸 비중이다. 잔금 납부를 마쳐야 입주가 가능하다. 입주자모집공고 시 미분양분은 제외하고 계산한다.

박홍철 주산연 책임연구원은 "지방 주택경기의 어려움으로 인해 입주율이 개선되지 못하고 오히려 하락 폭이 확대되면서 주택사업자의 잔금회수 등이 늦어져 사업 현금흐름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서울과 지방의 격차는 청약 시장 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 1~9월까지 전국에서 분양된 민영아파트 298곳 중 44.64%인 133개 단지가 1순위에서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해 최종 미달됐다.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서울에서 나왔다. 서울에서 한 단지는 206.13대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청약자 수 제로(0)를 기록한 단지도 등장했다.청약자 수를 채우지 못한 대부분의 단지는 미분양 물량이 많이 남은 곳이었다. 강원도 강릉, 충남 서산, 경북 포항시 등 미분양이 산재된 지역에서 선보인 분양 단지에서는 한두 명의 청약접수만 이뤄지기도 했다. 

직방이 최근 금융결제원의 청약결과를 분석한 결과 1순위 기준으로 올해 3분기 전국 17.6대 1, 수도권 22.3대 1, 지방 14.2대 1로 2분기에 비해 청약경쟁률이 상승했다. 다만 1순위 청약미달률은 수도권이 크게 하락하는 것에 반해 지방은 오히려 상승하면서 수도권과 지방이 차이를 보였다. 1순위 청약미달률은 2019년 3분기 전국 21.8%, 수도권 11.2%, 지방 29.6%로 조사됐다. 수도권은 2019년 2분기 대비 17.0%p 하락했고, 지방은 11.5%p 상승했다. 수도권과 지방 모두 1순위 청약경쟁률이 증가했지만, 미달률은 지방에서는 오히려 상승해 지역과 단지에 따른 수요자 쏠림 현상이 심해졌다.

이 가운데 지방 부동산 시장 약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부동산 시장 전문가를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1년 뒤 서울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61.9%에 달했지만 지방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8.6%에 그쳤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지방 경기 영향 등 리스크 요인이 큰 지방 시장를 중심으로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정부의 주택정책이 지방 주택시장을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방 주택 시장 등 주택산업 기반 개선을 위한 정부의 정책 발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의 신규 분양시장 리스크를 감소시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지방 주택 시장의 경기활성화 및 맞춤형 정책 등이 필요하며,  재고주택 안정화 지원 정책도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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