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기자]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12월 10일까지일까? 아니면 내년 5월 29일까지 일까?
표면에서 공론화가 이뤄지고 있지는 않지만 자유한국당 내에서 이 문제를 놓고 미묘한 갈등들이 일고 있다.
지난 해 12월 11일 원내대표가 된 나 원내대표는 당헌대로라면 1년이 되는 오는 12월 10일 임기를 마치게 된다. 그에 따라 이미 당내에서는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대한 이야기들로 심심찮게 웅성인다.
30일 한 재선 의원은 "당헌대로라면 원내대표 경선을 해서 새로운 원내대표를 뽑아야 하는 것이 맞다"고 확인해주면서 "그 문제로 의원들이 삼삼오오 의견들을 나누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럼, 당헌대로 선거를 하면 되는데, 왜 이를 두고 미묘한 갈등이 일고 있는 것일까?
나 원내대표의 임기는 한 달 남짓 남았지만, 20대 국회의 임기 또한 나 원내대표 임기 만료 이후 5개월 남짓밖에는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21대 총선은 불과 4개월 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 상황에서 무슨 원내대표를 새로 뽑냐는 반론이 적지 않다.
실제 자유한국당 당헌에는 원내대표 임기에 대한 예외조항이 있다. 원내대표의 임기는 1년이지만, 당대 국회의원의 잔여 임기가 6개월 미만일 경우 의원총회의 결의를 거쳐 국회의원 잔여임기까지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즉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결의를 하면 나 원내대표의 임기는 20대 국회가 만료되는 2020년 5월 29일까지 가능한 것이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 초재선 사이에서는 "당연히 나 원내대표가 총선을 지휘해야 한다"며 임기 연장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초선 의원은 "총선을 4개월 남겨놓고 원내 사령탑을 교체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며 "당에서 그런 논의가 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초재선 가운데는 어림짐작 80% 이상이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이 당연하다는 주장도 한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가 황교안 대표와 총선전에서 효과적인 호흡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들도 있다.
당내에서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가 불협화음이라는 이야기는 제법 공공연하다. 최근 '패스트트랙 의원 가산점'과 관련해 황 대표가 "해당 행위"라고 비판한 것도 나 원내대표를 두고 한 말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황 대표 본인도 출마를 해야 하는 이번 총선에서 나 원내대표보다는 자신과 호흡이 더 잘 맞는 원내대표를 야전사령관으로 쓰고 싶어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황 대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본인의 임기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의사 표명을 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주변에서는 임기 연장이 당연하다는 반응들을 보여 나 원내대표의 의지를 짐작케 한다.
자유한국당은 11월 7일로 예정된 나 원내대표의 패스트트랙 관련 검찰 출두 이후 의원 총회 등을 거쳐 이 문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이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