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31일 문재인 대통령 모친인 고 강한옥 여사의 발인이 오전 장례미사부터 오후 안장에 이르기까지 비공개로 진행됐다.
청와대와 천주교 부산교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5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고인을 위한 장례미사가 기존 가톨릭 장례미사 절차대로 40분간 거행됐다.
손삼석 천주교 부산교구장이 집전한 장례미사는 가톨릭 장례절차 중 핵심으로, 고인이 숨진지 사흘째 되는 날 고인을 하느님께 맡긴다는 의미로 치르는 가장 엄숙한 미사 예식이다.
장례미사는 제대에 부활초를 켜고 제의를 입은 사제가 성당 입장 전 고인의 영구 앞에 와서 가벼운 묵례로 고인과 유족에게 인사한 후, 관에 성수와 향을 뿌리며 함께 기도를 올리면서 시작했다.
이어서 성가와 함께 십자가를 선두로 복사단과 사제가 입장하고, 연령회원들이 고인의 관을 밀며 그 뒤를 따랐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등 유족은 그 다음으로 성당 안으로 입장하면서 장례미사에 참석했다.
고 강한옥 여사 별세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0일 조의문을 전달했다고 청와대가 31일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고 강한옥 여사 별세에 대해 깊은 추모와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문 대통령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며 이같이 알렸다.
조의문은 30일 오후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북측으로부터 판문점을 통해 전달받았고, 같은 날 밤늦은 시각에 빈소가 차려진 부산 남천성당에서 문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김 위원장이 남측 인사에 대해 조의를 표한 것은 지난 6월19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별세 이후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0월 30일 부산 남천성당에 마련된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에서 위령미사를 드리고 있다./청와대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도 30일자 메시지를 통해 문 대통령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다.
조형남 신부 대독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고 강 테레사(강한옥 여사의 세례명) 여사 별세 소식에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모범적 신앙과 선행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과 국민들, 장례 엄수하기 위해 모인 모두에게 위로와 영원한 평화의 서약으로 사도적 축복을 내린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 서신은 31일 오전 손삼석 천주교 부산교구장이 집전한 장례미사에서 낭독된 후 문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이날 장례미사는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겠다는 문 대통령 뜻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아들 준용 씨 등 가족과 친지, 신자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남천성당에는 장례미사에 참석하려는 신자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는 장면도 목격됐다. 신자들은 성당 정문 옆으로 줄을 선 상태로 경호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성당 내부로 향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정치권 주요 인사들도 남천성당에 입장해 자리를 함께했다.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정의용 국가안보실장·강기정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이인영 원내대표·조정식 정책위의장·윤호중 사무총장·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종걸 의원, 민주평화당 조배숙 원내대표, 오거돈 부산시장, 정세균·임채정·김원기 전 국회의장,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이기우 국회의장 비서실장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장례미사를 마친 후 문 대통령 장남 준용 씨가 영정을 들고 앞장서 운구 차량으로 향했고, 운구 행렬은 오전 11시 22분 출발했다.
장례미사 이후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등 유족은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에서 시신을 화장한 후 지난 1978년 별세한 문 대통령 부친 고 문용현 옹의 유골이 안장된 경남 양산 하늘공원에 고인을 안장한다.
안장을 마친 후 문 대통령은 조사 휴가를 마치고 곧바로 청와대로 복귀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전 남천성당 빈소를 조문한 우리공화당 홍문종 공동대표는 조문 후 기자들을 만나 "제가 아버님 상을 당했을 때 문 대통령이 조의를 표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말씀도 드렸다"며 "이에 문 대통령은 '계속 배려를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