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오는 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진행되는 가운데 제주항공을 성공시킨 애경그룹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LCC)은 불편하고 불안하다’는 소비자의 편견을 깨며 국내 LCC 역사를 새로이 쓰고 있다.
4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오는 7일 실시한다. 본입찰 후 우선인수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을 거쳐 올해 안에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는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이 뛰어들었다. 다만 KCGI-뱅커스트릿PE는 아직 전략적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유력 후보에서 비껴간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경영정상화’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만큼, 애경그룹을 유력 후보자로 보고 있다. 대형항공사(FSC)가 주를 이루던 항공 시장에 LCC 제주항공을 국내 3위 항공사로 키워낸 애경그룹의 저력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다만 LCC가 FSC를 인수하는 것에 “무모하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애경은 이 같은 우려에 정면으로 맞서며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의지를 적극 피력하고 있다. 우선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으며 1조원 가량의 인수비용을 확보했고, 그동안 검증된 경영 능력을 발판 삼아 또 다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겠다는 포부다.
실제로 지난 1954년 애경유지공업으로 출범한 애경그룹은 국내 최초의 미향비누, 국내 최초의 주방세제 트리오 등으로 회사를 키우며 국내 생활용품, 화장품 및 유통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후 지난 2005년 제주항공을 설립하고 항공분야에 도전하며 또 한번 성장곡선을 그렸다.
애경그룹은 아시아나 인수에 나선 것 역시 이 같은 도전의 연장선에 있다고 보고 있다. 창업 당시에도 업계 과당경쟁, 서비스 저하, 안전에 대한 우려와 애경의 자금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 됐지만 제주항공을 대한민국 제1의 LCC로 키워냈다는 설명이다.
항공업에 대한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입찰자라는 점도 애경그룹의 강점으로 꼽힌다. 항공업에 대한 경험이 없는 사업자들이 자금만 가지고 뛰어들어선 장기적인 체질 개선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우리나라 2, 3위 항공사간 인수합병을 통해 체급을 키워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해 중복비용을 해소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점유율을 확대해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국적 항공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LCC 항공사가 증가하고, 단거리 노선의 출혈경쟁이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기존 LCC의 한계를 넘어서는 활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자회사 등을 포함해 160여 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게 된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