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영민 기자]유료방송 인수합병(M&A) 심사가 8부능선을 넘어서면서 유료방송 시장이 통신사 중심의 3강 체제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LG유플러스-CJ헬로 인수에 대해 최종 승인하되 경쟁 제한 우려를 차단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해 시정조치를 부과한다고 10일 밝혔다.
공정위의 이번 승인은 △케이블TV 수신료의 물가상승률 초과 인상 금지 △8VSB(디지털방송 전송 방식) 케이블TV 가입자 보호 △케이블TV 전체 채널수 및 소비자선호채널 임의감축 금지 △저가형 상품 전환, 계약연장 거절 금지 및 고가형 상품 전환 강요 금지 △모든 방송상품에 대한 정보 제공 및 디지털 전환 강요 금지 등 조건부로 이뤄졌다.
공정위는 시정조치 대상을 SK브로드밴드는 8VSB 및 디지털 케이블TV, LG유플러스는 8VSB 케이블TV로 정했다. 이는 공정위가 LG유플러스-CJ헬로 인수는 8VSB와 디지털 유료방송시장간 혼합결합에서만 경쟁제한성이 있으나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은 디지털 유료방송시장에서도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과정에서 방송채널 전송권 거래시장에서 중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프로그램사용료 및 홈쇼핑 송출수수료 관련 거래관행 등 관련시장의 현황과 개선사항을 분석해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이와 함께 관련 부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소관 사항에 대해 검토토록 요청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와 LG유플러스-CJ헬로는 자사 방송구역에서 오는 2022년 말까지 가격인상 제한 등 시정조치 조항을 준수해야 한다. 다만, 공정위는 급변하는 유료방송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기업결합 후 1년이 경과한 시점에 시정조치의 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내 유료방송 시장이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고, 유료방송사업자 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점 및 국민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방송·통신시장 등에서의 기업결합인 점을 감안해 면밀하고 공정한 심사를 진행했다"며 "앞으로도 급변하는 기술·혁신시장에서의 기업결합에 대해서는 면밀하고 신속한 심사를 진행하는 한편, 경쟁제한 폐해는 근원적으로 방지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서 논란이 됐던 '알뜰폰' 분리 매각에 대해서는 시정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공정위가 기업결합에 따른 경쟁제한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을 보인다.
공정위의 최종 승인에 따라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는 과기정통부·방통위 심사를, LG유플러스-CJ헬로는 과기정통부 심사를 남겨두게 됐지만 큰 이슈가 없다는 점에서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유료방송 시장이 통신 3사 중심으로 3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 인수로 점유율이 25%대로 높아져 2위로 도약한다. SK브로드밴드도 티브로드 합병을 통해 점유율을 24%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
점유율 31%대로 유료방송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KT는 이번 유료방송 M&A로 1위 자리를 위협받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케이블의 합종연횡으로 내년 유료방송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공정위 결정을 존중하며, 조치사항에 대해서는 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며 "유료방송 시장은 물론 알뜰폰 시장에 대해 공정위가 판단한 바와 같이 경쟁이 활성화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소비자 선택권 확대 뿐만 아니라 투자 촉진 및 일자리 안정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