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장윤진 기자]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갤러리현대에서 토마스 사라세노의 개인전이 개막해 새로운 예술적 체험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설치 작품 ‘아라크네, 우주먼지, 숨쉬는 앙상블이 함께하는 아라크노 콘서트’ /사진=갤러리현대 제공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라세노는 10여 년간 거미와 협력자로 일했다.
그는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도 국가관 가운데 ‘거미/줄’관을 세워 거미줄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어릴 적 오래된 집 다락방에 가득한 거미를 보고 ‘우리 집 주인은 거미일까 나일까’ 공상하던 소년은 거미의 시선에서 세계를 바라보려 시도한다.
사라세노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대형 설치작품을 통해서다. 2008년 선보인 'Galaxies Forming Along Filaments'는 거미줄에서 영감을 얻어 인류의 새로운 주거 형태를 고민했다.
좁은 땅에 밀집한 도시의 주거를 벗어나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경계 없이 오갈 수 있는 시스템을 예술가의 상상력으로 제안했다.
여러 종의 거미 2, 3마리가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8주에 걸쳐 만든 거미줄이 결합돼 하나의 건축물이 탄생됐다.
또 다른 설치 작품 ‘아라크노 콘서트’에서는 거미가 일으키는 진동이 스피커로 울려 퍼지면서 어두운 전시장 속 먼지와 공명한다. 관객은 숨죽인 채 이 광경을 지켜본다.
이번 개인전의 전시장 지하에서 만나는 ‘서울/클라우드 시티즈’는 이렇게 작가가 꿈꾸었던 ‘구름 도시’ 모습을 서울에 결합했다.
생명과학이나 열역학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관객을 매혹하는 방식은 덴마크 출신 예술가 올라푸르 엘리아손이나 영국 기반 그룹 랜덤인터내셔널을 떠올리게 한다.
몰입에 가까운 경험과 사진을 찍고 싶은 비주얼도 이러한 경향과 맞물린다. 이 때문에 자연사박물관에 어울리는 작품이라는 회의적 시선도 있지만 '예술의 영역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라는 화두로 지켜보기에 흥미로운 작가다.
전시 관람은 오는 12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에 위치한 '갤러리현대'에서 가능하다.
[미디어펜=장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