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장윤진 기자] 단순하면서 기능 중심의 작품으로 주목받은 '현대 디자인의 아버지' 독일 바우하우스(BAUHAUS)가 창립 100주년을 맞이했다.
바우하우스 100주년을 맞아 세계적으로 이를 재조명하는 행사가 활발하다.
한국이 재해석한 '바우하우스 100년'은 어떤 모습일까?
본지는 서울디자인재단이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사연구소가 전시 기획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기록관에서 전시 중인 '바우하우스 미러전'에 14일 방문했다.
'바우하우스 미러전' 입구 전경 /사진=미디어펜
'바우하우스 미러'전에선 '거울'이라는 개념을 매개 삼아 한국 디자인에 비친 바우하우스의 모습과 우리 관점에서 해석한 바우하우스를 조명했다.
전시는 풍경, 전시, 출판, 재현, 기억, 통신 6가지 세션으로 구성돼 한국 사회에 재현된 '바우하우스 이미지'를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 세션 '풍경'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한국 사회에서 바우하우스는 기호의 풍경으로 존재한다. /사진=미디어펜
한국 사회에서 바우하우스는 기호의 풍경으로 존재한다. 고시원, 연립주택의 간판에서 종종 발견되는 바우하우스는 실체와는 거리가 멀지만 바우하우스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이를 시작으로 전시, 출판 세션에선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열린 대표적 바우하우스 전시들과 출판된 다수의 번역서, 총서들은 한국에 바우하우스가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보여주었다.
재현·기억 세션은 바우하우스를 직접 방문한 이들의 기억을 표현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열린 대표적 바우하우스 전시들과 출판된 다수의 번역서, 총서들의 모습 /사진=미디어펜
'통신' 세션에서 만나는 1939년부터 국내 언론에 기록된 바우하우스 아카이브는 오늘날 창조적인 바우하우스 독해의 한 방식을 전한다.
특히 전시관 입구에 특별히 마련된 '바우하우스 10X10 워크샵 작품 100선'이 눈에 띈다.
주최 측은 이에 대해 "국내 10여 개 대학의 디자인과 학생들이 21세기의 기술적 조건, 미학, 사회적 인식을 반영하여 바우하우스 마스터피스를 재현했다"고 설명했다.
그 중 서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학생들의 작품이 돋보였다.
서울대학교 디자인학부 김민경 학생이 제작한 'One-in-One' 다목적 소파와 테이블 세트는 원형 형태의 반복적 조형미, 신소재 사용, 유행 컬러 사용을 통해 표현되었다.
서울대학교 디자인학부 김민경 학생이 제작한 'One-in-One' 다목적 소파와 테이블 세트 /사진=미디어펜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우승은·이채연 학생의 공동작품 'Weaving Lamp'는 사용자가 램프 갓 형태를 실로 꿰매 자유자재로 변형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와 홀로그램 PVC와 다홍색의 비비드 색감이 조화를 이뤄 관람객에게 미적 만족감을 선사했다.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우승은·이채연 학생의 공동작품 'Weaving Lamp' /사진=미디어펜
한편 서울디자인재단은 지난 9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바우하우스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 '바우하우스, 모더니티, 한국 디자인'을 개최해 실용 디자인의 바우하우스 철학과 교육을 공유하고 논의한 바 있다.
최범 디자인평론가는 '한국 디자인과 바우하우스의 교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 디자인에 결여된 것은 창조와 혁신이 아니라 주체성과 중심성이다"라며 "바우하우스를 '숭배'하는 것이 아닌 바우하우스를 '이해'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근대사회는 다양한 주체들로 구성된 '시민사회'이다. 그러기 위해선 (창작자 스스로) 자기관점, 자기담론, 자기행동의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바우하우스 미러' 전시는 지난 100년간 발전한 독일 '바우하우스'의 모습과 한국 디자인의 주체성에 대한 철학적 물음을 던진 의미 있는 전시였다.
전시는 이달 30일까지 진행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화요일부터 (월요일 휴무)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DDP 기록관에서 관람 가능하다.
[미디어펜=장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