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손희연 기자]서울 전셋값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이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로또 청약'을 기대하는 청약 대기 수요자가 전세를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겨울 방학을 앞두고 명품학군 지역으로 전세 수요가 몰린 탓으로 풀이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 상승폭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의 11월 2주(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0.08%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 변동률을 월별로 보면 지난 6월까지는 하락세를 보였지만, 7월 0.02%, 8월 0.15%, 9월 0.17%, 10월 0.36%로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 전셋값 상승의 이유에는 가을 이사철과 겨울방학 대비 학군 수요와 입지 요건이 있는 인기지역과 단지로 전세 수요가 몰린 탓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특목고와 자사고를 폐지하고 정시를 확대하는 등 새로운 교육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이에 기존 명문학군 지역으로의 수요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강남구 전셋값은 0.14% 오르면서 서울 평균(0.08%) 상승률을 웃돈다. 목동이 있는 양천구 전셋값도 0.16%의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도 서울 전셋값 상승에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분양되는 아파트는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로 공급되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로또청약' 기대 심리가 커져 청약을 대기하는 수요자는 아파트를 매매하기 보다는 전세를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로또 청약`이 나올 것을 기대하며 전세를 기다리는 대기수요도 있어 전세수요는 더욱 늘어나는 것이다"며 "전세로 있다가 새 아파트를 분양 받겠다는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도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전셋값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요인이 있어 상승세가 유지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급 물량이 감소로 인해 입주 물량도 줄어들면 전세시장 불안 요소가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19년 39만6797가구, 2020년 32만3668가구, 2021년 21만4050가구로 2021년부터 감소세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서울의 경우 올해 4만2892호에서 2021년에는 1만9577호로 절반 이하로 급감할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준공 5년 이내 서울 내 새 아파트 비중은 내년 7.9%, 2021년 7.1%, 2022년 6.2% 등 감소세가 예측됐다. 서울 신축 아파트 물량이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것. 가구 수로 보면 서울 지역 준공 5년 이내 새 아파트는 2015년 20만9213가구에서 올 연말 16만3599가구로 4만5614가구가 줄어든다. 내년부터는 13만5127가구, 2021년 12만3117가구, 2022년 10만8152가구로 줄어든다.
또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 동안 이주 수요도 몰리게 되면서 전셋값이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시내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61개 단지 6만8000가구가 유예 기간인 내년 4월까지 이주와 철거 모두 마치고 일반분양에 나서야 상한제를 피할 수 있다. 이에 61개 단지에서 상당한 이주 물량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 2~3년 후 입주물량 감소에 따른 전세 불안 가능성이 있다"며 "전세가율 하락과 청약 대기수요 증가로 인한 전세수요 증가도 전셋값 상승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4월까지 유예기간 동안의 공급은 한정, 내년4월 이후 공급 물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고 정비사업 단지 이주수요까지 맞물리면서 전셋값이 뛸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