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3분기 증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실적 측면에서는 ‘대체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브로커리지의 이익 기여도가 계속 축소되는 상황에서 투자금융(IB) 위주의 수익구조를 만들려는 각 회사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소폭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 8개 대형 증권사의 3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8829억원을 기록, 작년 동기 영업이익 합계(8327억원)보다 약 6% 증가한 모습이다. 이전 분기(1조 2608억원) 대비로는 약 30% 감소했다.
회사별로 보면 일단 자기자본 규모 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가 영업이익 기준으로 가장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715억원으로 작년 동기(988억원)보다 무려 73.58% 급증한 모습이다. 단, 이전 분기(2618억)와 비교하면 34.5% 감소했다.
매출은 약 3조 989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7.2% 증가해 4조원에 육박한 성과를 냈다. 순이익은 약 1377억원으로 80.1%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의 사업 부문별 수익 비중을 보면 자기자본투자(PI)를 포함한 트레이딩이 36.2%, 기업금융(IB) 수수료 20.4%, 브로커리지 수수료 19.8%, 이자손익 12.1%, 금융상품판매 수수료 11.5%였다. IB 수수료가 브로커리지 수수료를 소폭이나마 능가한 모습이 눈에 띈다.
다음으로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478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1615억원)보다 약 8.48% 줄었다. 매출액은 2조 8522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2.4%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1253억원으로 1.4% 증가에 머물렀다.
단, 올해 3분기까지 한국투자증권의 누적 순이익은 5333억원을 기록, 작년 동기(4109억원) 대비 약 30% 증가했다. 역시 IB 부문과 자산운용 부문 전체 실적을 끌어올린 모습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은 1208억원으로 작년 동기(1412억원)보다 14.4%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044억원으로 2.7% 줄었다. 단, 매출액 측면에서는 3조 2317억원으로 43.4% 증가했다.
삼성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은 1198억원으로 작년 3분기(923억원)보다 약 30% 증가했으나 이전 분기(1340억원) 대비로는 10.60% 줄어들었다.
NH투자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 1174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보다 19.7%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23.06% 급감했다. KB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이 756억원으로 작년 동기(831억원)보다 8.97% 줄어든 모습이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약 30% 증가한 62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전 분기(1059억원) 대비로는 40.6% 줄어들었다. 마지막으로 신한금융투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611억원)보다 약 9.8% 증가한 671억원으로 나타났다.
주요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에서 공통된 현상은 증권사들이 보유한 주식 관련 자산의 평가손실이 커졌다는 점이다. 이는 특히 국내 증시 부진에서 기인한 바 크다. 여기에 덧붙여 8월 중순 이후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 평가이익 역시 부진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국내 증권사들이 증시 부진에 비해서는 양호한 실적을 낸 점, 수익구조가 선진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IB 부문 수익이 증권사들의 실적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IB 중심의 수익구조를 성공적으로 확립하는 회사들이 내년에도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