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글로벌 주요 자동차시장의 판매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며 국내 완성차 업계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사협력 및 정부의 내수활성화 정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다. 원활한 제품공급을 통한 리스크 축소와 함께 늘어나는 고정비용 지출을 연구개발(R&B)분야의 투자로 돌려 미래 기술력 확보에 힘을 쏟아야하기 때문이다.
선진 노사 관계로 손꼽히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평택공장 차체 3라인 전경. /사진=쌍용차
1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지난 17일 발표한 '해외 주요 자동차 시장 및 정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해외 주요 시장의 승용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다. 감소폭도 2분기 4.9%에서 3분기 5.5%로 0.6%포인트(p) 확대됐다.
이 보고서는 미국, EU, 중국, 인도,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등 주요 7개 시장 승용차 판매실적과 자동차산업 정책 동향 등이 담겨있다.
미국 시장의 경우 대체수요의 소진, 판매 인센티브 축소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픽업 판매호조로 전년동기대비 1.1% 감소에 그쳤고 EU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전기동력차의 판매증가로 1.6% 감소해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다.
반면 중국과 인도는 경기둔화와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자동차 판매 침체가 장기화돼 각각 11.5%, 16.4%의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멕시코는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러시아는 부가가치세 인상으로 각각 7.4%, 2.0% 감소했다.
브랜드별 판매는 최대시장 중국에서 선전한 유럽과 일본계는 평균보다 양호한 감소율을 기록해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아졌다. 하지만 중국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미국과 중국계 점유율은 정체되거나 감소했다.
한국 브랜드(현대·기아차)의 경우 미국과 EU 시장에서 SUV 신모델과 전기동력차 투입 전략이 주효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감소율(2.9%↓)을 기록하면서 세계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1~3분기 7.3%에서 올해 7.5%로 상승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기아차 텔루라이드 등 대형SUV 신차 중심으로 전년대비 3.3% 증가했으며 시장점유율도 7.4%에서 7.7%로 상승했다.
유럽 시장에서는 소형세단과 SUV기반 전기차의 선전으로 한국계 판매만 증가(0.7%)하면서 일본계 부진 속에 시장점유율을 6.6%에서 6.8%로 늘렸다.
한편 각국은 미래차 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R&D) 지원과 자동차 내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자율주행차 산업 선도를 위해 미시간, 캘리포니아 등 7개주 소재 대학과 연구기관에 6000만달러(약 700억원)를 지원했으며, 독일도 수소모빌리티 구축을 위해 자국 산업계에 2350만유로(약 306억원)를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글로벌 경기둔화와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내수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독일은 전기차 보조금 지원을 확대하고, 중국은 주요 대도시 자동차 구매제한 정책을 완화했으며, 인도는 자동차 통합간접세를 인하하고, 러시아는 신차구매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완성차. /사진=미디어펜
이에 국내에서도 미래차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더 많은 R&D투자가 진행돼야 하는 실정이다. 또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선진 노사문화 정착이 시급하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노사가 정확히 인식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같이 기울여야만 대립적·갈등적 노사관계를 협력적 노사관계로 전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노사관계가 정착되면 생산성반영 임금체계 구축, 단체협상·임금협상 교섭주기 개선 등을 통한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유지 및 확대가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매년 임단협을 두고 벌이는 노사갈들으로 생산차질과 고정비 증가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선진화된 노사문화의 정착을 통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상생관계의 정립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되면 제조사에서는 미래차를 위한 R&D투자를 늘리고 미래경쟁력 확보에 유리해 시장 점유율 확대와 함께 새로운 기회를 마련 할 수 있는 자동차 산업의 선순환구조로 개편이 가능해 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이 경기불황으로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진 노사문화 안착은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다"며 "효율성이 떨어지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노사관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개선을 지적받아 온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개편되어야 할 사항이다"고 지적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국내 자동차공장은 주간연속 2교대제, 주 52시간 제약과 전환배치시 노조와의 사전합의 등으로 일부 신차의 경우 국내외 수요를 맞추지 못해 대기 고객이 증가하는 사례가 있다"면서 "모델간 공장간 유연한 생산체계 구축을 위한 노사 협력과 관련 제도 개선 등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 회장은 "자동차 내수가 전반적인 국내 경기에 미치는 파급영향을 고려해 올해 말 종료 예정인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와 노후 경유차 교체 지원을 앞으로도 지속 추진·적용할 필요성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