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파기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법안 철회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황 대표는 이날 단식 투쟁에 앞서 대국민호소문을 내어 “더 이상 무너지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두고 볼 수 없다”며 “절체절명의 국가위기를 막기 위해 국민 속으로 들어가 죽기를 각오하고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20일 단식 투쟁을 시작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 / 사진=연합뉴스
황 대표는 호소문에서 △지소미아 파기 철회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공수처법) 철회 등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하며 해당 사항의 위험성을 설명했다.
황 대표는 “지소미아 폐기는 대한민국을 더 큰 안보전쟁, 더 큰 경제전쟁의 불구덩이로 밀어넣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그는 “공수처법은 힘있는 자와 고위직을 법에 따라 벌주자는 선의의 법이 결코 아니다”라며 “문재인 시대의 반대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모조리 사법정의 이름으로 처단하겠다는 ‘좌파 독재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법과 관련해서 “(한국당이) 내년 선거 몇 석을 더 얻기 위함이 아니”라면서 “선거법은 국민 표를 도둑질해서 문재인 시대보다 더 못한 시대를 만들어가려는 사람들의 이합집산법”이라고 지적했다.
보수 대통합도 거론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의 망국 정치를 분쇄하려면 반드시 대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자유민주세력의 대승적 승리를 위해 각자의 소아를 버릴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 이제 무기한 단식을 통해 소아의 마지막 자취까지 버리려 한다”고 피력했다.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는 황 대표의 단식 농성을 응원하는 많은 지지자들이 격려를 이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보수 성향의 유권자층에서조차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9일 한국당의 ‘청년정책 비전 발표 간담회’에서 황 대표가 ‘노땅정당’이라는 쓴소리를 들은 직후 또다시 ‘올드한’ 단식 농성에 돌입한 것에 회의적이라는 시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보수 성향의 유권자는 “단식 말고는 방법이 없나. 도대체 누구를 위한 단식이고 무슨 명분으로 하는지 모르겠다”며 “당 대표가 오히려 여의도연구원장을 교체하면 획기적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유권자도 “단식이라니 답답하다. 이런 식으로는 콧방귀도 안 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일 황 대표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는 홍준표 전 대표도 이날 "문 대통령이 야당을 얕잡아보고 있는데 단식을 한다고 해결될 문제인가"라며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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