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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키운 기술 하나, 열 직원 안 부럽다…금융권, 판도 바꾸기 새 전략 '스타트업'

2019-11-21 13:53 | 김하늘 기자 | ais8959@mediapen.com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금융기업이 스타트업 육성 정책에 팔을 걷고 나섰다. 핀테크 기술을 발돋움 삼아 시장 판도를 바꾸려는 의도다. 

금융사들이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보안과 간편결제 시장의 혁신 기술을 필요로 하는 배경과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의 리스크 분산과 투자금액 줄이기 등의 니즈가 부합하며 금융권의 스타트업 발굴은 더욱 불이 붙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내년 핀테크 스케일업을 추진하는 등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혁신금융 투자를 확대할 계획을 밝힌 만큼 향후 금융업권의 스타트업 육성 정책은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KEB하나은행



21일 KEB하나은행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원큐애자일랩(1Q Agile Lab)' 9기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번에 업무협약을 체결한 스타트업은 플랫팜·텐큐브·아이지넷·아미쿠스렉스·휴먼스케이프·남의집·핀즐·밸런스히어로·아이네블루메·핏펫·에스오에스랩 등 11개 업체다.

원큐애자일랩은 2015년 설립한 이후 이번 9기까지 총 76개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하며 다양한 협업 성공 사례를 창출하고 있다.

선정된 스타트업에는 개별 사무공간이 제공되며,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내 현업 부서들과의 협업과 외부 전문가 컨설팅, 직·간접 투자 등의 지원이 제공된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상생 기반의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과 생산적 금융 지원을 위한 노력이 금융 및 산업계 전반에 널리 확산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는 핀테크·인공지능(AI)·빅데이터·블록체인 등의 분야에서 활동 중인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신한퓨처스랩 6기’ 지난 18일까지 사전신청을 접수받았다.

지난 14일에는 5번째 ‘신한퓨처스랩 데모데이’와 ‘스타트업 채용박람회’도 진행한 바 있다.

신한지주는 향후 5년간 250개 혁신기업을 발굴·육성하고, 직접투자 규모도 250억원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KB금융 역시 전략적 제휴 파트너인 글로벌 엑셀러레이터 플러그앤플레이(PNP)와 ‘2019 허브 데이(HUB Day)’를 개최하는 등 스타트업 해외 진출 지원에 역량을 쏟고 있다.

2015년 국내 금융기관 중 처음으로 핀테크랩을 설립한 KB금융은 올해 10월말 현재 75개 KB스타터스를 발굴했으며 이 가운데 39개사와 108건의 비즈니스 협업을 진행, 23개사에 266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은 금융계열사가 함께 손잡고 스타트업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은 삼성벤처투자와 공동으로 '삼성금융 오픈 컬래버레이션(Open Collaboration·개방형 협업)'에 참여할 스타트업을 지난 9월 모집했다.

내년 3월 발표회를 거쳐 금융사별로 최종 우승한 스타트업은 3000만원의 상금을 받으며, 아이디어 사업화 및 전략 펀드를 통한 투자 검토도 이뤄진다. 

삼성 금융사 관계자는 "스타트업과 상생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혁신금융을 위한 신사업 개발 기회를 찾고 핀테크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사진=KB국민카드



제2금융권에서도 스타트업 활성화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 직접적인 육성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논의의 장을 만드는데도 열중이다. 

KB국민카드의 경우 ‘퓨처나인’을 통해 꾸준히 스타트업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KB국민카드의 퓨처나인은 미래 생활 혁신을 선도할 신생 창업 기업을 발굴·육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 3기로 10개 기업을 선정했다. 

현대카드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산학협력단과 함께 '2019 MIT 스타트업 쇼케이스 인 서울'을 개최했다. 

MIT 산학협력단이 '핀테크, 디지털화, 인공지능(AI)'을 주제로 진행하는 스타트업 관련 콘퍼런스로, MIT 교수를 비롯해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들과 관련 기업이 참여해 산학연계 방안과 주요 성공 사례를 공유했다. 

비자카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Singapore Fintech Festival) 기간에 맞춰 금융위원회 및 국내 6개 핀테크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싱가포르로 초청했다.

비자는 지난 11일 금융위 및 한국핀테크지원센터 관계자들과 6개 핀테크 스타트업 대표 등 총 16명을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 행사장에서 운영되고 있는 비자 전시부스에 초대했다.

비자는 지난 12일엔 이들을 싱가포르에 위치한 비자 아시아태평양 지역본사로도 초청해 비자 이노베이션 센터 투어와 함께 비자 디지털 파트너십 팀과 함께하는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했다. 

비자 측은 "국내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금융당국과의 협업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고 전했다.

저축은행 업권에선 웰컴저축은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웰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WSA) 2기 프로그램'을 이어갔다.

웰컴저축은행은 앞서 상반기 온디멘드 영역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상시 모집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선발된 스타트업에게 투자 중이다. 이어 하반기 WSA 프로그램을 통해 온디멘드와 테크(Tech)등 다양한 영역에 걸친 스타트업을 공모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 WSA 프로그램을 통해 웰컴디지털뱅크(웰뱅)에 적용할 수 있는 콘텐츠의 발굴과 함께 중장기적 협력 관계로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게 다양한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금융사와 스타트업과의 협업이 시장 지배력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핀테크 기술에 의해 금융사들의 시장 지배력이 달라지고 있다"며 "금융기업들이 스타트업과 손을 잡고 신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 판도를 바꾸려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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