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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지소미아 관련 일본 태도에 격노 “‘트라이 미’, 경고한다”

2019-11-24 19:41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부산·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4일 지소미아 연장 발표 이후 일본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일본정부 고위관계자들의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하면서 격노했다. 

정 실장은 이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 미디어센터에서 언론 브리핑을 갖고 “앞으로 (일본의 이런 행동이) 반복된다면 한일 간 협상 진전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유 트라이 미’(You try me), 어느 한쪽이 터무니없이 주장하면서 상대방 자극할 경우,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 모른다는 표현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실장은  지난 22일 정부가 한일 양국의 합의에 따라 지소미아 연장 발표를 했지만 일본측이 합의 내용을 어긴 사실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정 실장은 먼저 한일 양국의 발표를 같은 시간에 하기로 합의했지만 일본언론이 사전에 먼저 보도한 부분을 지적했다.

장 실장은 “일본언론은 당초 한일 간 약속된 발표 시간보다 한시간 앞서 일본정부 고위관계자를 익명으로 인용해 ‘한국측이 지소미아를 연장하고 WTO에 제소를 철회했다고 보도했다”며 “우리는 모든 정부부처가 일본과 약속한 대로 6시 이전까지 일체 사전에 알려드리지 않았다. 일부 언론에서 징후를 포착하고 질문한 것에 대해서도 일체 확인 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 실장은 일본 경제산업성 발표도 7~8분 정도 늦은 점을 지적하며 “일본측은 한일 간 오후6시 발표를 그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했다.

또한 정 실장은 “일본 경산성 발표 내용을 보면 일본측이 발표하기로 한 내용을 아주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부풀려서 발표했다”며 “이는 한일 간에 양해한 내용과 크게 다를 뿐만 아니라 만일 이런 내용으로 일본측이 우리와 협의했다면 합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연합뉴스


정 실장은 “경산성 발표처럼 우리가 시전에 WTO 절차 중단을 통보해서 협의가 시작된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우리가 8월20일 지소미아를 종료할 것을 결정하고, 23일 공식 일본에 통보해준 다음 그제서야 일본측이 우리와 협의하자고 제의해왔다. 그때부터 외교채널간 협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또 “경산성은 3가지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와 관련해 수출관리의 부적절한 사안이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한일이 사전에 조율한 내용과 완전히 다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 실장은 “만일 일본이 이러한 입장을 갖고 우리와 협상했다면 우리가 당초 합의를 할 수 없었지 않았나 하는 것이 제 생각”이라면서 “특히 일본정부 고위지도자들의 발언은 매우 유감스러울 뿐만 아니라 전혀 사실과도 다른 이야기를 자신들의 논리를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정치인들의 ‘일본외교의 승리’ ‘퍼펙트 게임’이란 주장은 사자성어로 견강부회,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을 자기 식으로 하는 것으로 본다”면서 “오히려 우리가 지소미아에 대한 어려운 결정을 하고 난 다음에 일본이 우리측에 접근해오면서 협상이 시작됐고, 큰 틀에서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원칙과 포용의 외교가 판정승한 것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실장은 오히려 일본이 그동안 주장했던 원칙을 견지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첫째 강제징용 문제 해결없이는 아무 것도 진전이 없다라고 주장하던 그 원칙이 깨졌고, 둘째 지소미아와 수출규제 문제는 완전히 별개라고 주장했던 일본의 논리도 사실상 깨졌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일본의 이러한 일련의 행동은 외교 협상을 하는 데 있어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영어로 말하면 ‘브리취 오브 페이트’(breach of faith)라고 본다”며 “우리정부는 지난 22일 일본정부의 발표 이후 즉각 일본의 이러한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 외교 경로를 통해 지적하고,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또 “G20 외교장관회의 계기로 열린 한일 외교장관회의에서도 똑같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측도 우리가 지적한 입장을 이해한다, 특히 경산성에서 부풀린 내용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 한일 간에 합의한 내용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라는 점을 재확인해줬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앞으로의 협상은 모든 것은 일본의 태도에 달려있다”며 “이게 최종 합의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명확히 밝힌다. 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과 WTO 제소 절차 정지의 결정은 모두 조건부였고, 또 잠정적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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