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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막히자…아세안으로 몰리는 한중일 철강업계

2019-11-26 12:03 | 권가림 기자 | kgl@mediapen.com

크라카타우 포스코 전경. /사진=포스코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미국이 외국산 철강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 수입 장벽을 높이자 아세안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철강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한국 철강사들도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아세안 시장은 철강 수요가 가파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한 곳으로 꼽힌다. 
 
2017년부터 2025년까지 아세안의 국내총생산(GDP) 평균 성장률은 5.2%로 예상돼 세계 평균(3.2%)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을 많이 쓰는 아세안 지역의 자동차 생산은 2017년 390만대에서 2025년 536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수출규제에 가로막힌 국내 철강업계는 아세안으로 수출 다변화와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우리나라에서 아세안 철강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이다. 지난 25일 한-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가 타결되며 수익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기준 한국산 절강재의 대인도네시아 수출은 107만톤을 기록했다. 열연강판, 냉연강판, 도금강판 등 수출물량의 30%가량이 무관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진출도 적극적이다. 

포스코는 일찌감치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인 크라카타우스틸과 합작 회사인 크라카타우포스코를 만들고 고로 쇳물 300만톤으로 반제품인 슬래브 150만톤, 후판 150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이같은 구조로는 부가가치 창출이 어렵다고 판단해 포스코는 올해 신일철주금과 고부가가치 제품인 자동차강판의 전용 생산 공장을 합작 설립키로 하는 등 인도네시아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인도네시아 정부는 1000만톤 규모의 철강 클러스터 조성을 계획 중"이라며 "크라카타우스틸, 인도네시아 정부와 함께 투자에 대해 논의 중이나 결정된 바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인근 브카시에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행정 절차를 밟고 있어 계열사인 현대제철의 현지 시장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아직 현지 진출을 논하기에는 이르지만 현지 공장을 신설하거나 올해 가동에 들어간 인도의 아난타푸르 스틸서비스센터(SSC)에서 제품을 조달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아베스틸은 창사 이후 첫 해외공장으로 베트남을 낙점하고 2022년 1월 양산을 목표로 1만5000톤 규모의 베어링용 무계목강관, 튜브 생산공장을 세운다. 

아세안 주요 국가에서는 한국과 중국, 일본 철강사의 시장 점유율이 약 90%에 육박한다. 일본이 이 시장을 선점했으나 중국이 추격하며 지금은 중국과 일본의 독식 비중이 큰 상태여서 국내 철강사들의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트라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수입 물량비중은 중국이 26%로 가장 컸고 일본(19%), 한국(7.2%)순이었다. 아세안 1대 철강 소비국 베트남의 경우 중국이 45%, 일본이 16%, 한국이 15%, 2대 철강 소비국인 태국은 일본이 37%, 중국이 21%, 한국이 14%였다. 

업계 관계자는 "아세안 시장이 한국만의 오아시스는 아니다. 중국 대형철강사들이 제품을 싸게 양산해 수출하는 데 이어 질적 고도화에 나서며 아세안 시장서 입지를 굳히려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고품질·특화 상품 개발을 통한 제품 차별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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