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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후 황교안, YS와 DJ 길 걸을까?

2019-11-27 14:50 | 손혜정 기자 | mllesonja25@naver.com
[미디어펜=손혜정 기자]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 투쟁에 돌입한 지 27일로 8일째다. 황 대표의 건강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그의 목숨 건 단식 투쟁이 과거 야당 정치인들의 그것처럼 정치적 전환점을 이루고 야당 지도자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 대국민호소문을 내 “무너지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국가 위기를 막기 위해 국민 속으로 들어가 죽기를 각오하고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겠다”며 돌연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지난 26일 선거법과 공수처법 철회를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농성 중인 황교안 대표 / 사진=자유한국당



황 대표가 요구했던 세 가지 조건 중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은 종료가 유예면서 일단락됐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는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이에 황 대표는 두 법안 철회가 관철될 때까지 “중단하지 않겠다”고 지난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의지를 표명했다.

과거 한국 정치사에는 야당 정치인들의 목숨을 건 단식 투쟁이 정치의 커다란 전환점을 이룬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단식 투쟁사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83년 야당 총재 시절 언론자유 보장, 민주인사 석방 등 이른바 민주화 5개항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1990년 내각제 파기와 지방자치제 실시를 요구하며 식음을 전폐했다.

그 결과 김영삼 전 대통령은 가택연금 해제 조치를 시작으로 크게는 훗날 소위 민주화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도 대통령제 유지와 지방자치제 실시 등 정국의 물꼬를 바꾼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를 계기로 양김의 역할이 보다 부각되었으며 야권의 정치지도자로서도 확고부동하게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둘은 결국 훗날 각각 14대, 15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황 대표도 야당 지도자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현안 문제, 즉 패스트트랙 결사 저지에 몰두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원외 인사로서의 한계를 감안했을 때 황 대표 단식만으로는 패스트트랙의 저지 가능 여부를 가늠할 수 없다.

그러나 황 대표 단식이 장기화됨에 따라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이전에 그를 향해 제기되었던 리더십 부재 및 보수 통합에 대한 그의 지렛대 약화는 일단 불식된 상황이다.

황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가했던 김무성·김세연 의원,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언주 무소속 의원,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 등 범보수 인사들이 잇따라 농성장을 찾아왔으며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황 대표를 중심으로 절대 단합”이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황 대표의 단식 농성장을 방문한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 / 사진=자유한국당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단적인 패스트트랙 현안 문제 그 너머 황 대표가 향후 보수 통합과 야당 지도자로서의 주도권을 확립하는 데 이번 단식 투쟁이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황 대표 단식 투쟁이 패스트트랙 저지에 영향을 미쳐도, 또 끝내 철회가 되지 않는다 해도 야당의 지도자로서 위상을 갖게 되면 단식의 소기 성과는 이룰 수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단식 투쟁을 자양분 삼아 보수 통합에 다소 아쉬운 제스처를 보였던 황 대표가 야권 지도자로서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지, 그가 선언했듯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어떤 정치적 전환과 결과를 낼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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