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업체들로부터 뇌물 등을 받고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는 유재수(55)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27일 구속됐다.
유재수 전 부시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담당한 권덕진 서울동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9시 50분 "구속영장이 청구된 여러 개 범죄혐의의 상당수가 소명되었다"는 이유를 밝히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 부장판사는 이날 구속 결정에 대해 "증거 인멸 염려가 있는 때 및 도망 염려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 구속의 사유가 있고 구속 필요성과 타당성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며 "피의자의 지위, 범행기간, 공여자들과의 관계, 공여자 수, 범행경위 수법, 범행횟수, 수수한 금액과 이익 크기 등에 범행 후 정황, 수사진행 경과,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당시 피의자의 진술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유 전 부시장의 신병 구속이 필요할 정도로 범죄 혐의라는 점을 이날 법원이 인정함에 따라, 향후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검찰의 다각도 수사를 받는 사면초가에 빠지게 됐다.
우선 유 전 부시장과 관련해서는 지난 2017년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비위 감찰이 석연치 않게 중단됐다는 의혹이 있다.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으로부터 '상부 지시에 의해 감찰이 중단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검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백원우 전 의원(민정비서관) 등 감찰 당시 문재인정부 민정수석실 핵심인사를 상대로 감찰 중단 경위를 조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정수석실이 관여한 감찰과 수사가 적법성 문제에 걸려 국정농단으로까지 비화될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9월 9일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 등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청와대
또다른 폭탄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혹이다.
검찰은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직전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자유한국당)을 낙선시키기 위해 청와대 윗선 지시에 따라 '하명수사'를 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황운하 청장이 직권을 남용하고 선거에 개입했다는 내용의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은 경찰의 수사 단서가 청와대에서 출발한 사실을 확인했다.
2017년 문재인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생산한 첩보가 경찰청을 거쳐 울산지방경찰청에 이첩됐다는 것인데, 이는 명백히 청와대 감찰반의 업무 범위를 벗어난다.
경찰청은 당시 울산경찰청에 첩보를 하달한 것은 인정했지만, 입수 경위를 함구하고 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대통령령인 대통령비서실 직제에 따르면 민정수석실 감찰반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행정부 소속 고위공직자 및 대통령 친족과 특수관계인을 감찰대상으로 삼을뿐, 선출직은 대상이 아니다.
이에 따라 황운하 사건의 초점은 청와대 감찰반의 직권남용을 전제로 하고 청와대가 지방선거에 개입할 의도를 갖고 첩보를 넘겼는지, 수사 상황을 보고받았거나 지시를 내렸는지 여부에 쏠린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전 특별감찰반장 등이 어떠한 의사소통을 나눴는지가 핵심이다.
검찰은 최근 이 전 특별감찰반장에 이어 박 비서관도 참고인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조사했다. 향후 검찰의 칼날이 어디까지 향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