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호 3년차…LG 인사 키워드는 '미래 준비'와 '쇄신'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구광모 회장의 3년차를 준비하는 LG가 미래 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다시 한번 운동화 끈을 조였다. LG는 고객과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경영진을 교체하고, 젊은 인재를 대거 등용하는 등 조직을 정비했다.

LG는 27일과 28일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개최하고 2020년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임원 인사는 △고객과 시장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최고경영진의 변화, △젊은 인재 지속 발탁 등 미래 준비 가속화를 위한 쇄신이 특징이다.

성과와 역량에 기반한 인사를 통해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하는 한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사업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준비를 위해 사업리더에 젊은 인재를 전진 배치해 고객가치 창출을 촉진하기 위한 실용주의적 인사라 것이 LG의 설명이다.

지난해 말 최고경영자(CEO) 및 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 11명 교체한 LG는 올해도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퇴진 등 경영진 5명을 바꾸는 변화를 선택했다. 이는 지금까지의 성공 방정식 등 기존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구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LG는 불확실성이 높고 빠르게 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변화를 꿰뚫어보며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발굴해 빠르게 제공할 수 있도록 전략 및 고객 접점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새로운 경영진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LG는 신규 임원 106명을 선임했다. 지난해 134명에 이어 올해도 100명 넘게 신규 임원을 배출했다. 이 중 45세 이하는 2년 연속 21명이다. 최연소 승진자는 LG생활건강에서 헤어&바디케어 마케팅부문장을 맡은 심미진 상무(85년생)로 34세다. 이밖에 오휘마케팅부문장 임이란 상무(81년생)는 38세, LG전자 시그니처키친 스위트 태스크리더 김수연 수석전문위원은 39세다.

LG는 사업리더에 젊은 인재를 지속 발탁해 기회를 부여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차세대 사업가를 육성하는 한편, 새로운 시각에서 과감한 도전을 지속해 혁신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LG의 이번 임원인사는 성과주의를 기본으로, 상위 포지션으로의 성장 잠재력과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등용했다. 사장 승진자 1명, 부사장 및 전무 승진자 58명 등 전체 승진자는 165명이다. 경제상황과 경영여건을 고려해 전체 승진 임원 규모는 지난해(185명)에 비해 줄었다. 

아울러 LG는 여성 인재의 승진 폭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해 여성 임원 7명을 신규 선임한 데 이어, 올해는 전무 3명 승진, 신규 임원 선임 8명 등 여성 임원 확대 기조를 이어갔다. 그룹의 전체 여성 임원은 올해 37명으로 늘었다.

이번 인사와 별도로 LG는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 인재를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에이본(AVON) 법인장(부사장)으로 한국코카콜라 이창엽 대표를, LG CNS 커스터머 데이터 앤 애널리틱스 사업부장(부사장)으로 한국 델 이엠씨 컨설팅서비스 김은생 총괄 등 올해 총 14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LG는 올해도 탁월한 기술 역량을 보유한 △연구개발(R&D) △엔지니어로 선행 기술 △제품 개발에 대한 성과가 있는 우수한 인력에 대한 승진 인사를 지속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체 승진자의 약 60%가 이공계 인재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5G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분야의 사업 경쟁력 확보를 고려한 인사를 실시했고, 계열사별로 더 나은 고객 가치 창출의 핵심 수단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를 위해 전담 조직도 구성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