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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우리 댕댕이 뭘 사다줄까?"…프리미엄 펫쇼에 가다

2019-12-01 12:52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지난달 29일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프리미엄 펫쇼'./사진=박규빈 기자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저출산·고령화·1인 가정시대가 도래하며 2016년 2조원에 달하던 시장이 내년에는 6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분야가 있다. 바로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다.

지난 29일 더윤컴퍼니가 주최한 '프리미엄 펫쇼'가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3일간의 막을 올렸다. 이 행사에선 국내 반려동물 용품 및 관련 단체들의 상품 판매와 경연대회·자격 검정시험이 함께 열린다. 150개 업체가 200개 부스를 차려둬 볼 것이 많았다.

지난달 29일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프리미엄 펫쇼'에 참가한 '라온펫'의 인조 대리석 식기./사진=박규빈 기자


기자의 눈을 가장 먼저 끈 것은 '라온펫(RAONPAT)'의 식기였다. 이 회사의 제품은 인조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무게감이 상당했다. 집에서 강아지 5마리를 키우는 기자의 경험상 밥그릇이나 물그릇이 가벼우면 취식·취음 과정에서 밀리곤 했으나, 이 제품은 그럴 일이 없을 것으로 보였다. 인조 대리석제 본체는 평평한 것과 비스듬히 각이 있는 두 형태로 디자인 돼있었고, 그릇 역시 용량에 따라 230㎖·450㎖로 나뉘어져 있어 사용에 전혀 무리가 없어보였다.

지난달 29일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프리미엄 펫쇼'에서 판매 중이던 한 업체의 반려견용 산타클로스 복장./사진=박규빈 기자


개들의 체온이 사람보다 높다지만 밖에 나가면 춥다고 느끼는 건 매 한가지다. 겨울철이다보니 반려견들과 산책을 나가기 전에 반드시 옷을 입혀준다. 행사장에는 반려견 전용 패딩 등 굉장히 다양한 의류 상품도 자리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시점을 고려해 기자는 산타클로스복 두 벌을 구매해 집에 있는 닥스훈트 두 마리에게 선물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프리미엄 펫쇼'에 참가한 한 업체의 반려견용 모자./사진=박규빈 기자


덴마크의 동화 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역작 '성냥팔이 소녀'에서 모티브를 얻은 제품도 있었다. 이 제품은 두건형으로, 머리를 통한 온열 손실이 심한 겨울철 산책길에 안성맞춤으로 보였다.

지난달 29일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프리미엄 펫쇼'에 참가한 한 '꼬마루'의 반려동물용 캥거루 육포./사진=박규빈 기자


반려동물 산업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식품이다. 식품 업체 '꼬마루'는 캥거루 육포와 연어포를 판매중이었다. 기자 역시 강아지를 키워보며 전용 간식을 수도 없이 사봤지만 캥거루 고기는 처음 봤다. 꼬마루 관계자는 "호주산 캥거루 육포엔 단백질이 풍부해 비만이 우려되는 반려동물들에게 좋다"며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간식용으로 딱 좋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설명에 기자는 두 팩을 샀고, 파우더형 닭가슴살 한 팩을 사은품으로 받았다.

지난달 29일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프리미엄 펫쇼'에 참가한 '투비레어'의 반려동물용 방수·방염 소파 겸 카시트./사진=박규빈 기자


자리를 옮기니 관련 펫시장이 고급화 됐음을 알려주는 업체도 있었다. '투비레어(TOBERARE)'는 무려 30만원짜리 반려동물용 소파 겸 카시트를 선보였다. 김동주 투비레어 대표이사는 "우리 제품은 이탈리아산 원단을 받아다 쓰는 것"이라며 "방염·방수처리에 대해 영국과 이탈리아 제품 시험 당국의 엄격한 기준을 만족하고, 자동차 조수석 등지에 안전벨트와 체결해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프리미엄 펫쇼'에 참가한 하성이시스의 가위와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의 부스./사진=박규빈 기자


반려동물을 집에 들인 이상 관리 역시 중요하다.

하성이시스는 반려동물 미용사를 겨냥한 듯한 곡선형 가위 제품을 선보였다. 하성이시스 관계자는 "커브드 시저스는 푸들이나 비숑 프리제와 같은 견종의 털을 모양 낼때 많이 쓰인다"며 "사용자의 편리성을 위해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신경 쓴 제품"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부스 관계자들은 반려견 스타일리스트 양성과정에서 쓰이는 푸들 모형을 전시해두며 가위질 시범을 보이고 있었다. 이들은 "기초 그루밍과 응용 그루밍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품종별 미술 기술과 전람회 출품을 위한 전문적인 미용 기법을 배움으로써 애견미용의 완성도를 제고한다"며 "교육을 통해 트리밍 과정에서의 사고 발생과 응급 처치 방법을 습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프리미엄 펫쇼'에 참가한 '쿠쿠'의 에어샤워·드라이룸 겸용 제품 '넬로'./사진=박규빈 기자


마지막으로 가본 곳은 전기압력밥솥으로 익숙한 '쿠쿠(CUCKOO)'의 부스였다. 이곳에선 '넬로(nello)'라는 이름의 에어샤워·드라이룸 겸용 제품을 구비해뒀다. 반려견과 산책을 다녀오면 외부환경에 노출돼 미세먼지 등 각종 오염물질을 면키 어렵다. 또한 반려견들의 피부는 털로 덮여있어 샤워 후 털을 완전 건조 시켜주지 않으면 피부 질환에 걸리기 십상이다. 넬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온 것이라는 게 관계자 전언이다.

홍혁표 쿠쿠 담당자는 "제품 상단부의 초미세먼지 집진필터가 일반 먼지와 죽은 털, 미세먼지까지 걸러내 위생적"이라며 "360도 입체 바람이 나와 귀·배·발바닥 등 쉽게 말리기 어려운 부위에도 빠르게 건조가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반려동물로 하여금 이 제품에 익숙해지게 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지 단계→훈련 단계→적응 단계를 거쳐 사용을 하도록 하는 '훈련 모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훈련 모드 기능을 통해 반려동물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며 "훈련사와 수의사의 의견을 반영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프리미엄 펫쇼'에 참가한 한 은행과 드론·피젯 스피너·블루투스 스피커 및 이어폰 등을 판매하고 있던 한 업체의 부스./사진=박규빈 기자


한편 행사 취지에 전혀 맞지 않는 업체들이 껴있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비과세 연복리·무배당 연금보험 따위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건 한 은행이 상품 가입 시 반려동물 용품을 제공한답시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드론·피젯 스피너·블루투스 스피커 및 이어폰 등 생뚱맞은 잡상인들(?)도 반려동물 물품은 단 하나도 취급하고 있지 않은 채로 있어 미간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들이 왜 현장에 있었는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다음번 행사에는 업계 사람들에게만 부스를 차릴 권한이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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